한국영화는 지난해 100주년을 맞았다. 영화 ‘기생충’이 칸, 아카데미를 비롯한 각종 시상식을 휩쓸며 한국영화의 위상을 드높였다. 극장가도 호황을 이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갑자기 영화계가 멈춰버렸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월 한 달간 관객수는 183만명, 누적매출액은 약 2211억원을 기록했다. 관객수는 작년 3월(1467만명)의 8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고 누적 매출액 역시 작년 3월(4577억원)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영화관 관객 감소는 영화산업 전체의 수익 감소로도 이어진다. 한국 영화산업은 전체 매출 중 영화관 매출이 약 80%를 차지하는 상황이라 ‘매출 감소=영화산업 전체의 붕괴’를 의미하기도 한다.
관객 감소로 인해 일부 극장이 셧다운 됐다. 해외 영업도 멈춘 상태다. 영화관 수입은 크게 줄어들었고 극장 운영비·인건비 등 고정 비용 지출 부담은 커졌다.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극장들이 버틸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정부는 지난 1일 영화계에 대한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영화발전기금 부과금(티켓 가격의 3%)을 한시적으로 감면해주고 상반기 개봉 연기·취소작 20여편에 대해 마케팅을 지원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부과금 감면 기간, 마케팅 지원 대상 등 구체적인 기준이나 실행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영화계의 답답함이 걷히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영화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는 세계 영화계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한국 영화의 위상이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한국 영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관객들이 안전하게 영화를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영화산업의 생태계가 정상화가 될 때가지 정부의 대책과 지원이 절실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