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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코로나19 비판 ‘밀크티 동맹’, 메콩강·아세안까지 번지나

中 코로나19 비판 ‘밀크티 동맹’, 메콩강·아세안까지 번지나

기사승인 2020. 04. 22.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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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티동맹
코로나19에서 촉발된 태국과 중국 네티즌의 논쟁이 대만·홍콩이 합류한 밀크티동맹과 메콩강 문제로 번졌다. 반중감정과 밀크티를 마시는 문화를 공유하는 태국·대만·홍콩의 연대를 도원결의에 빗대는 태국 모델 위라야 수카람의 #MilkTeaAlliance(밀크티 동맹) 트윗(좌)과 중국의 메콩강 댐을멈추라는 #StopMekongDam(메콩강 댐을 멈춰라) 트윗(우)./사진=트위터 캡쳐 갈무리
지난 3월 중국과 태국 네티즌 사이에서 코로나19와 ‘하나의 중국’ 문제로 벌어졌던 설전이 대만·홍콩 네티즌들의 참여로 ‘밀크티 동맹’으로 확대됐다. 태국·대만·홍콩 네티즌들이 밀크티 동맹으로 뭉친 온라인 전쟁에 최근 메콩강 문제까지 더해지며, 아세안 국가들이 참여하는 반(反)중국 범아시아 동맹으로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

사건의 발달은 지난 3월, 태국의 유명모델인 위라야 수카람이 트위터에서 “우한 연구소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유출됐을 수 있다”는 글을 공유한 데서 출발한다. 분노한 중국 네티즌들이 수카람을 공격하는 가운데 과거 수카람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글이 대만을 중국 영토로 인정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부정했고, 수카람의 연인이 홍콩을 국가로 분류한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중국 본토와 홍콩·대만·마카오는 나뉠 수 없고 합법적인 정부는 중국뿐이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중시하는 중국 네티즌들은 이를 중국 영토와 주권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였다.

자국 인기스타가 중국 네티즌으로부터 공격을 당하자 태국 네티즌들도 맞섰다. 태국 네티즌들은 중국 공산당을 비롯해 중국 정부의 권위주의 정치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하기도 했다. 시 주석과 닮았다는 이유로 중국의 검열을 받는 캐릭터인 곰돌이 푸가 등장하기도 했다. 중국 네티즌들이 태국 국왕을 비판하고 모욕하는 것으로 맞섰으나 평소 국왕에 대한 반감이 높았던 태국 네티즌들에겐 타격을 입히진 못했다. 태국과 중국의 전쟁이 거세지자 반(反)중국 감정을 가진 대만과 홍콩 네티즌이 가세하며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로 유명한 조슈아 웡까지 나서서 “자유를 사랑하는 태국 친구들을 지지해달라”고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태국·대만·홍콩 네티즌들의 연합은 이들이 반중 정서와 밀크티 문화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MilkTeaAlliance(밀크티 동맹)이란 해시태그를 사용해 온라인 상에서 연대를 이뤄냈다. 사태가 커지자 태국 정부가 이 분쟁을 언급하며 자국 네티즌들에게 “이성적으로 표현할 것”을 당부하고, 주태국 중국대사관도 “하나의 중국 원칙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 최근 온라인에서 벌어진 소동은 편견과 무지에서 나온 것”이라 주장했다. 논쟁이 한창이던 14일자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관련 해시태그가 붙은 트윗만 200만개를 넘어섰다. 주태국대사관 페이스북 성명 포스트에 달린 댓글도 약 2만 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밀크티 동맹은 메콩강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미국의 물 전문 연구업체인 ‘아이즈 온 어스’가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가 중국이 메콩강 상류에 발전 댐을 쌓아 저수하면서 하류 국가들의 가뭄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지적해 다시 불을 지핀 것이다. 밀크티 동맹으로 뭉친 네티즌들의 트위터에는 #StopMekongDam(메콩강 댐을 멈춰라)라는 새로운 해시태그가 함께 추가됐다. 메콩강 유역국이자 중국의 댐 운용으로 피해를 입게 될 베트남·미얀마·라오스·캄보디아가 잠재적인 연합군으로 합류할 것인가가 새로운 관전포인트인 셈이다.

최근 중국과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영토분쟁을 벌이며 반중감정이 고조된 베트남 네티즌들은 이미 온라인 대첩에 합류한 모양새다. 메콩강 유역국은 아니지만 남중국해 분쟁으로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필리핀·말레이시아 등 다른 아세안 네티즌들도 함께 참여해 반중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22일 현재 #MilkTeaAlliance 관련된 트윗은 600만개, #StopMekongDam와 관련된 트윗은 350만 개를 넘어섰다.

외교전문지 디플로매트는 “밀크티 동맹이 메콩강 유역국의 새로운 자리를 마련할 지 여부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그들도 공동의 적에 맞설 수 있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그들의 온라인활동이 실제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명확치 않다”고 평가했다. 디플로매트는 밀크티 동맹에 대해 ”새로운 시민 주도의 초국적 연대를 불러 일으켜 온라인 상의 초국가 담론에서 흥미롭고 전례없는 장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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