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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칼럼] 유연한 부동산 정책으로 코로나 경제 파고 넘어야

[장용동 칼럼] 유연한 부동산 정책으로 코로나 경제 파고 넘어야

기사승인 2020. 05.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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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대기자1
서울 강남 은마 아파트는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아파트 가격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단지다. 총28개동 4400가구에 달하는 이 아파트 시세가 곧 부동산 시장의 가격지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상징성이 크다. 은마는 2001년 초까지만 해도 2억원대 초반을 오르내렸다. 하지만 2003년 9월 말부터 시작된 강남권을 중심으로 촉발된 이른바 ‘집값 3차 폭등기’를 지나면서 2006년에는 무려 13억원대까지 치솟았다. 불과 5년 만에 6배 가까이 오르면서 은(銀)마가 금(金)마로 변한 것이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급등하는 집값을 잡겠다며 재건축 규제 강화를 비롯해 세제와 금융을 포함한 총 8번의 규제책을 내놓으며 시장을 압박했다. 그 중에서도 10·29대책(2003년), 8·31대책(2005년)은 초강력 규제책으로 10·29대책에서는 주택거래신고지역을 지정하고 다주택자(3주택)의 양도세 강화(세율 60%), 재건축 임대주택의무비율 도입, 투기과열지구 확대, 종합부동산세 도입 등이 핵심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여전히 상승세를 타자 2년 뒤 초강력 규제책인 8·31대책을 통해 종부세 강화, 재산세 과표 상향조정, 분양가 상한제 확대, 채권입찰제 시행, 다주택자(2주택) 양도세 강화, 분양권 전매제한, 기반시설 부담금제 도입 등 가용할 수 있는 규제는 모두 포함, 시행하기에 이른다. 급기야 송파 신도시 건설이라는 공급대책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집값은 규제를 가할수록 하늘 높은 줄 모르고 튀어 올랐고 프레임을 바꿔 내놓은 공급책 역시 전혀 효험을 발휘하지 못했다. 투기수요 억제와 시장 투명성 제고, 서민주거안정이라는 참여정부의 부동산 규제 명분은 그저 변죽에 그쳤을 뿐이다.

돌이켜 보면 시장을 움직인 근본요인, 유동성은 놓아둔 채 칼(규제)로만 제압하려한 결과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당시 경제자유구역을 비롯해 세종시,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 대규모 개발사업규모가 804㎢에 이르렀고 여기에 투입된 사업비만해도 147조원대에 이르렀다. 결국 천문학적인 보상비 등이 부동산 시장으로 환류되면서 집값 급등 등 투기열풍을 낳은 단초가 된 것이다. 집값 급등의 본질인 유동성 문제를 제쳐두고 단순 투기세력만 잡겠다고 날뛴 꼴이다. 게다가 마구잡이식으로 발표된 연발탄식 초강력 규제책은 부동산 시장을 초토화시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이후 경제 회복에 엄청난 걸림돌이 된 바 있다.

종합부동산세 강화와 다주택자 양도세 강화, 재건축 규제에 이어 정부가 추가로 토지공개념을 적극 도입하고 분양권 전매를 금지하며 분양주택의 실거주를 의무화하는 추가 규제책을 검토 중이라 한다. 물론 부동산 시장을 투명하고 건전하게 이끌어야 함은 당연하다. 좁디좁은 국토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또 국민의 관심이 온통 부동산 자산에 쏠려 있는 것이나 부동산을 상품으로 인식, 불로소득을 챙기려는 인식은 결코 이롭지 못하다.

하지만 자유시장 자체를 깨버리겠다는 인식을 줘서는 곤란하다. 20세기 들어 한국의 기적은 지구촌의 가장 성공적 모델로 이는 자유시장 원칙 고수에서 얻은 결과다.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국가에서 한국처럼 발전한 나라는 없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주식시장과 함께 가장 큰 자산시장이며 이는 투명한 관리에 준해서 규제가 가해져야 한다. 다중 규제로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을 꺾어버리겠다는 의식은 위험한 발상이자 참여정부 사례에서 보듯이 목표를 달성하지도 못할 공산이 크다.

더구나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한 전대미문의 심각한 경제침체를 극복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모든 정책을 가동해 국민과 기업, 국가경제를 살려야 하는 긴박한 처지임을 감안하면 부동산 시장을 경제 회복에 기여하고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제어하는 게 마땅하다. 수백조의 예산이 뿌려지고 저금리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자산시장 거품은 필연이다. 지금은 강한 규제보다 조화로운 부동산 정책으로 코로나 경제 파고를 넘어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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