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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31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신흥국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선진국뿐만 아니라 다수 신흥국의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어 올해 세계경제가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신흥국은 이동제한, 점포영업 및 공장가동 정지 등 봉쇄조치로 경제활동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성장세가 미약했던 태국·멕시코 등 다수의 신흥국이 올해 큰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신흥국의 경우 재정여건이 취약한 상황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하면서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정부 부채비율이 높은 신흥국의 경우, 경기위축 및 유가급락으로 재정수입이 감소해 향후 부채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터키·인도네시아·브라질·아르헨티나 등 일부 신흥국은 최근 자본유출과 환율불안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외환보유액이 크게 감소해 올해 대외지급필요액에 비해 외환보유액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처럼 신흥국 수출이 감소되고 경상수지 적자가 누적된 상태에서 미 연준 등 선진국 중앙은행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공급한 유동성을 회수할 경우 의도치 않게 신흥국의 금융불안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한은 관계자는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시 미 연준이 유동성을 일부 회수하는 과정에서 빈번하게 주가급락과 같은 금융불안이 야기됐다”며 “유럽재정 위기도 2009년말에 연이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코로나19 진정된 이후 신흥국에 현실화될 수 있는 리스크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