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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홈코노미’와 농업,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기고] ‘홈코노미’와 농업,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기사승인 2020. 06.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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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일 농촌진흥청 코로나19대응영농기술지원반장
코로나19 영향으로 ‘홈코노미’가 뜨고 있다. 집(Home)과 경제(Economy)를 결합한 신조어로 집안에서 소비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의미한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외출을 줄이고 집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는 ‘홈쿡’족도 늘었다. 이러한 현상은 온라인 또는 가까운 동네 슈퍼 등에서 식재료 구입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 2월과 4월, 2차례에 걸쳐 농촌진흥청 소비자패널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신선농산물의 구입을 늘렸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33.6%로, 구입을 줄인 경우(20.5%)보다 많았다. 주로 달걀, 곡류, 육류, 채소 순으로 구입이 늘었고, 가공식품의 구입도 증가했다. 또 국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많아졌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우리 농축산물의 판매, 유통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한 비대면 경제활동이 확산되면서 최근 디지털 기반 농산물 판매에 대한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온라인 마켓에서는 농산물 관련 기획전을 확대하고, 각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는 쇼핑몰도 통합적인 플랫폼을 구축해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농업인도 환경변화에 맞춰 생산과 가공역량은 물론 판매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디지털 접근이 상대적으로 쉬운 귀농인과 창업농, 청년농업인은 ‘농튜버’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최근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처럼 동영상을 보고 농식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모바일에 기반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구축하는 준비도 서둘러야 한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온택트(Ontact)’ 마케팅과 비대면 판매 채널인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비대면 소비 확산에 맞춰 농산물 가공과 재포장 기술도 변화해야 한다.

1인 가구가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소포장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농산물의 포장 단위도 갈수록 작아지고 있다. 시간절약, 맛,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 최대의 강점인 가정간편식(HMR)은 식품업계의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특히 장기간 상온보관이 용이한 HMR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편의성을 추구하는 소비경향에 맞춘 다양한 상품이 개발되고, 신선농산물을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장기보관 기술이 더해진다면 우리 농산물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뉴 노멀(New Normal)시대가 앞당겨지고 있다. 미래는 쉽게 예측할 수 없지만, ‘위기’는 늘 ‘기회’의 다른 이름이다.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우리 농업·농촌도 비즈니스 전략을 선제적, 탄력적으로 변화시키는 혜안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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