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소아알레르기 적절한 치료시 ‘알레르기 행진’ 예방 가능

소아알레르기 적절한 치료시 ‘알레르기 행진’ 예방 가능

기사승인 2020. 06. 11. 10:3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알레르기, 약물·환경관리로 조절 가능...면역치료로 근본 치료 가능
# 김선미(가명·34)씨의 13개월 아들은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얼굴·목 주변에 좁쌀같은 것이 나더니 최근 증상이 심해졌다. 밤에 가려움 때문에 잠을 못자고 힘들어 해서 집근처 병원 소아알레르기 클리닉을 찾아 아토피피부염 진단을 받았다. 주치의으로부터 소아알레르기 질환은 청소년이나 성인의 비염, 천식과도 연관이 있다는 설명을 듣고 걱정이 더 커졌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알레르기 질환의 아이는 학령기를 지나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아토피피부염, 천식, 알레르기비염 등의 알레르기 질환이 순차적 또는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알레르기 행진’이라고도 한다.

지난 2000년 유럽 알레르기 학회지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5세 이전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7세까지 추적한 결과, 이들의 43%에서 천식이 발생했다. 45%에서는 알레르기비염이 관찰됐다. 이 같은 이유로 아토피피부염은 이후 발생할 호흡기 계통 알레르기질환에 대한 예측 지표로 활용되기도 한다.

박영아 일산차병원 소아알레르기클리닉(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알레르기 행진에 관한 기존 연구들을 근거로 봤을 때 아토피피부염과 식품알레르기는 생후 2년 동안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면서 “어릴 때 아토피피부염이 나타난 환자는 알레르기비염, 천식 등 이후 발생할 호흡기알레르기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박영아 일산차병원 소아알레르기 클리닉 교수가 아토피피부염 환아를 진료하고 있다. 일산차병원 소아알레르기 클리닉에서는 알레르기 진단을 위해 혈액검사(MAST 및 immunoCAP), 피부단자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폐기능검사, 기관지확장제 반응검사 및 기관지유발검사를 통해 천식을 진단하고 전문 의료진이 알레르기 질환 관리를 위한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일산차병원
흔히 아토피 질환은 아토피피부염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더 정확하게는 소량의 특정 알레르기 항원에 면역 항체 반응이 생기는, 유전적인 경향을 뜻한다. 아토피는 여러가지 알레르기질환을 동반할 수 있다. 그 중 아토피피부염은 주로 유아기 혹은 소아기에 시작되는 3~6개월 이상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아토피피부염은 가려움증과 피부건조증, 습진을 동반한다. 유아기에는 얼굴과 팔다리의 펼쳐진 쪽 부분의 습진으로 시작해서, 성장기에는 특징적으로 팔과 무릎의 굽혀지는 부분에 습진 형태로 나타난다. 아토피피부염은 성장과 함께 자연스럽게 호전되지만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유병률이 세계인구의 20%라는 보고도 있다.

박 교수는 “아토피피부염은 가려움증을 동반하며 나이에 따른 특징적인 피부염의 양상, 동반되는 다른 알레르기 질환이나 가족력 등에 바탕을 두고 진단하는데 아토피피부염처럼 보이는 피부증상이어도 전혀 다른 질환일 수 있다”며 “소아에게 가려움증이 발생한 경우 히스타민제나 연고제를 함부로 사용하기 보다는 전문의료기관을 방문해 정확한 진찰과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토피피부염은 알레르기비염과 천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영유아 시기에 아토피피부염를 앓았던 아이의 약 70%는 만3세쯤에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점차 호전되는데 이때부터 천식 증상을 보인다. 만 3~5세 사이에는 전형적인 천식 증상이 많은데 사춘기로 접어들면서 호르몬 분비 변화로 증상이 개선되기도 한다. 천식 후에는 알레르기비염이 찾아 온다. 모든 환자가 같은 순서로 병이 생기지는 않는다.

박 교수는 “아토피피부염·알레르기비염·천식 중 한두 가지만 나타날 수 있고 동시에 여러가지 증상이 한꺼번에 나타나기도 한다”며 “호흡기 계통 알레르기질환은 비교적 후기 아동기에 발생하고, 알레르기비염은 아동기에 시작되지만 청년기에 발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유아기 아토피피부염이나 식품알레르기가 훗날 알레르기비염·천식 등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아는 부모는 많지 않다. 알레르기 질환을 적기에 치료해야 하는 이유다. 알레르기 질환은 치료기간이 길어 중도 포기가 많다. 하지만 약물과 환경관리 등으로 조절될 수 있고 면역치료로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기도 한, 불치병은 아니다.

소아 알레르기 질환을 조기 진단하고 치료해 알레르기 행진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발병 초기 치료의 전문성을 갖춘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박 교수는 “알레르기 질환 대부분이 소아기에 시작되기 때문에 소아때부터 예방과 치료를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며 “알레르기 질환은 평생 지속되는 만성질환이라서 적절한 치료가 이뤄졌다면 그 다음은 얼마나 잘 관리하는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