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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합참, 트럼프 대통령에 항명?...“대통령 교회 방문 동행, 잘못” 사과

미 합참, 트럼프 대통령에 항명?...“대통령 교회 방문 동행, 잘못” 사과

기사승인 2020. 06. 12.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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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 합참의장 "트럼프 대통령 교회 방문 동행, 군 정치적 중립성 논란 초래 잘못"
트럼프, 시위로 불탄 교회 방문, 성경 들고 사진 연출
밀리 "플로이드 사망 사건, 401년 전 벌어진 우리 원죄의 긴 그림자"
America Protests Military
마크 밀리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11(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난 1일 세인트존스 교회 방문 동행이 군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사과했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마크 밀리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11(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난 1일 세인트존스 교회 방문 동행이 군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사과했다.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진압을 위한 군 동원 방침에 반대 의사를 밝힌 데 이어 미군 최고 지휘자가 군 최고통수권자를 동행한 것을 사과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항명’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 밀리 미 합참의장 “트럼프 대통령, 세인트존스 교회 방문 동행, 군 정치적 중립성 논란 초래 잘못된 행동”

밀리 합참의장은 이날 미 국방대학교 졸업식 영상 메시지에서 “지난주 라파예트 광장에서 내 사진의 결과는 시민사회에서 군대의 역할에 관한 전국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며 “나는 그곳에 있지 않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순간, 그 환경에서 나의 존재는 군이 국내 정치에 관여한다는 인식을 낳았다”며 “임관돼 제복을 입은 장교로서 이는 내가 배운 것으로부터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가 이로부터 배울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우리는 우리나라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우리나라의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밀리 의장은 군의 비정치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 공화국의 본질에 너무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비정치적인 군의 원칙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며 “그리고 이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이는 우리 각자가 매일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일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밀리 합참의장의 영상 메시지는 미리 녹화된 것이라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교회 방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마크 에스프 국방장관·윌리엄 바 법무장관·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케일리 매커너니 백악관 대변인과 함께 백악관 인근 세인트존스 교회를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 교회는 그 전날 시위로 일부가 불이 탔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 시위대에 불탄 교회 방문, 성경 들고 사진 찍는 연출...“백악관, 처칠의 독일군 폭격 파괴 런던 시찰 비유”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한 후 때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윌리엄 바 법무장관·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함께 백악관 인근 세인트존스 교회를 도보로 방문, 성경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연출을 했다.

이 교회는 1815년에 지어졌으며, 미국 4대 대통령 이래 모든 대통령이 최소 한 차례 이상 예배에 참석해 ‘대통령의 교회’로 불렸으며 전날 시위대에 의해 일부가 불탄 곳이다.

백악관은 이 행보를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폭격에 파괴된 런던 거리를 시찰한 것과 유사한 ‘지도자의 순간’이라고 호평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기마병을 포함한 경찰이 최루탄으로 백악관 앞 라파예트 공원에서 평화적 시위를 하고 있는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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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밀리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지난달 15일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진행된 우주군기(旗) 공개 행사에 참석,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 밀리 의장 “플로이드 사망 사건, 401년 전 벌어진 우리 원죄의 긴 그림자”

밀리 의장은 백인 경찰의 8분 46초간 ‘목 조르기’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대해 분노를 표명했다.

그는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401년 전 제임스타운에서 벌어진 우리 원죄의 긴 그림자”라며 최초의 노예가 된 아프리카인들이 식민지 버지니아주 제임스타운 해안에 도착한 해를 언급했다.

밀리 의장은 군대 내에서 인종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진전이 이뤄졌지만 흑인 장교들이 군 고위직에 오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등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미 육군에는 1명의 흑인 대장이 있으며 흑인 최초의 참모총장이 되는 찰스 브라운 공군 참모총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이 9일 98대 0으로 상원을 통과했다.

로버트 리
인종주의 철폐를 요구하는 시위대들이 4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의 로버트 리 장군 동상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리치몬드 AP=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군 수뇌부, 노예제 옹호 남북연합 장관 이름의 육군 기지 명칭 변경 놓고도 대립

밀리 의장은 9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함께 대변인을 통해 과거 노예제를 옹호한 남북연합 장관 이름의 육군 기지 10곳의 명칭 변경에 대해 ‘초당적 논의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트위터 글을 통해 ”노스캐롤라이나의 포트 브래그·텍사스의 포트 후드·조지아의 포트 베닝 같은 우리의 전설적인 군사 기지 10곳의 이름을 고쳐야 한다는 제안이 있었다“며 ”내 행정부는 이 장엄하고 전설적인 군사 시설의 개명을 고려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념비적이고 매우 강력한 기지는 위대한 미국 유산의 일부이자 승리와 자유의 역사가 돼 왔다“며 ”미국은 이 신성한 땅에서 ‘영웅’을 훈련시키고 배치했고, 두 번의 세계대전을 이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로서의 우리 역사는 함부로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군을 존중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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