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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운명 달린 수사심의위 날 밝았다…‘삼성 5G 반사이익’ 놓칠 우려도

이재용 운명 달린 수사심의위 날 밝았다…‘삼성 5G 반사이익’ 놓칠 우려도

기사승인 2020. 06. 2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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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 여부에 따라 삼성 경영정상화 분수령
미국 5G 시장 반화웨이 방침에 삼성 '반사이익'
이 부회장 운신 폭 제약시 5G 경영행보 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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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운명을 판가름할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26일 열린다. 이날 수사심의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삼성의 경영정상화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만일 기소가 타당하다는 판단이 나올 경우 이 부회장의 운신의 폭은 극히 좁아지게 된다. 미국발 화웨이 규제를 틈 타 이 부회장이 전세계를 누비며 5G(세대 이동통신)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을 늘릴 절호의 기회도 같이 사라지는 셈이다. 재계에서 이번 일을 이 부회장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가 달린 일로 인식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25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26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50분까지 비공개로 진행된다. 그간 심의 결과는 통상 당일에 나왔다.

심의 결과 기소가 부당하다는 판단이 나올 경우 이 부회장과 삼성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경영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기소가 타당하는 결론이 난다면 이 부회장과 삼성은 다시 불확실성 속에 던져질 전망이다. 이 부회장이 다시 긴 시간을 서초동 법원에서 보낼 동안 삼성을 둘러싼 환경은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정부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5G시장의 변화는 삼성이 실기(失機)했다간 크게 후회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화웨이를 중국 인민해방군이 소유·지배하는 것으로 보고 새로운 금융제재를 가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글로벌 5G시장에서 화웨이를 완전히 퇴출시키겠다는 의도다.

이는 곧 경쟁자 육성으로 이어지고 있어 삼성은 이 기회를 충분히 살려야 한다. 미국 주요 인사들도 삼성전자를 언급하며 힘을 싣고 있다. 토드 채프먼 브라질 주재 미국 대사는 “삼성·에릭손·노키아 등이 지적 재산을 충실히 보호하는 적절한 5G 기술을 성공적으로 제공한다”고 말했고,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도 “세계 통신회사와 화웨이의 거래가 사라지고 있다”며 이달 초 캐나다 통신사 텔러스가 화웨이를 대신해 에릭슨·노키아·삼성과 제휴하기로 결정했다는 점을 거론했다.

그간 미국 관료들의 화웨이 때리기 발언은 있었지만 이처럼 다른 기업을 대안으로 직접 거명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실제로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 덕에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캐나다 이동통신 사업자인 텔러스와 5G통신장비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작년말 캐다다, 올해 2월 미국, 지난 3월 뉴질랜드에 이어 네번째 현지 주요 이동통신사와 5G 납품계약이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세계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 10.4%로 4위에 불과하다. 5G 시장에서 점유율 확보가 절박한 때 미국의 육성 전략 덕에 삼성이 수혜를 봤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의 주도로 5G시장에서 삼성의 영향력을 넓힐 경우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삼성이 5G통신장비가 전세계에 들어갈 경우 삼성에 납품하는 국내 5G 관련 부품업체들도 동반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 코로나19 사태만 아니었다면 이 부회장은 지난 4월 백악관에서 진행하는 5G 서밋에도 참가할 예정이었다. 향후 미국 5G망 구축 사업에서 삼성의 수장인 그가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미국 정부가 측면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5G 통신장비 시장에 미국 업체가 없기에 반(反)화웨이를 위해선 삼성 아니면 에릭슨·노키아를 밀어줘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 부회장의 운신의 폭이 중요한 이유는 인도 5G시장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작년 10월 인도를 방문해 글로벌 기업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과 5G망 구축과 관련해 논의를 했다. 그는 불과 7개월 전에는 암바니 회장 아들 결혼식에까지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그룹 계열사인 릴라이언스지오의 4G 이동통신 네트워크 사업에서 이동통신 설비 공급 업체로 선정된 바 있다. 릴라이언스의 4G 네트워크는 단일 국가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다. 릴라이언스가 5G망 구축에 나설 때 삼성전자가 화웨이를 대신해 통신장비를 공급한다면 인도 5G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인도 통신시장에서 삼성의 영향력을 확대는 대한민국 수출액으로 이어진다”며 “이런 상황에서 삼성 톱인 이 부회장이 인도 모디 총리나 무케시 암바니 회장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건 어떤 국내 관료가 가는 것보다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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