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임종석 특보, 물밑에서 대미·대북 창구 역할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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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정의용·임종석 외교안보특보와 서훈 국가안보실장을 공식 임명했다.
기존 문 특보와 이날 새로 임명된 두 명의 특보는 기본적으로 문 대통령에게 외교안보 분야 자문역할을 하겠지만 각 자 다른 역할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비서실 직제법에는 ‘특별보좌관과 자문위원은 해당 분야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중에서 대통령이 위촉한다’고 명시돼있을 뿐 특보의 역할과 임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특보는 무보수 명예직으로 청와대 인근에 사무공간만 제공된다.
우선 문 특보는 기존에 해왔던 ‘스피커’ 역할을 계속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학자 출신인 문 특보는 각종 공식석상에서 다양한 정책적 아이디어를 거침없이 쏟아내며 문재인정부 운신의 폭을 넓히는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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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일단은 자문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임 특보가 UAE 특임외교특별보좌관 때 UAE에 직접 다녀온 것 같은 그런 특임 역할도 할 수 있는 등 조금 프리한 롤(자유로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안보실장에서 곧장 자리를 옮긴 정 특보의 경우 상당기간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회고록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정 특보의 발언이나 행보가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특보는 지난 3일 안보실장에서 물러나며 “안보실장으로 재직하면서 겪은 일들에 대해 드리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기는 합니다만 아직은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정 특보가 “현재 한반도 상황이 어렵기는 하지만 저는 그간 남·북·미 3국 정상 간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언급한 만큼 외교관 출신이라는 배경을 가지고 대미 물밑 작업에는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임 특보는 문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으로 2018년 3차례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총괄하며 쌓아온 북한과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대북 물밑 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북 특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3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으로 1989년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임수경 대표를 파견하는 등 통일운동을 해온 임 특보는 지난해 11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서울과 평양을 잇는 많은 신뢰의 다리를 놓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