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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촉즉발’ CJ ENM-딜라이브, 블랙아웃 면할까

‘일촉즉발’ CJ ENM-딜라이브, 블랙아웃 면할까

기사승인 2020. 07. 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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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딜라이브 그래픽
CJ ENM(PP, 방송채널사용사업자)과 딜라이브(MSO,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 간 프로그램 수신료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중재 절차에 들어갔지만 프로그램 사용료 협의가 사적 계약이라 법적 구속력이 없어 최악의 경우 ‘블랙아웃(채널송출 중단)’ 사태도 불가피하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9일 프로그램 사용료 분쟁을 벌이고 있는 CJ ENM과 딜라이브의 중재에 나선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부는 시청자 피해를 막기 위해 최대한 중재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서면으로 양사 입장은 받았으나 정부주재 회의는 처음”이라며 “이번 사태로 콘텐츠 기업과 유선방송사업자 간 갈등이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중재 회의를 연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사용료 협의 자체가 사적 계약 부분이라 중재 결과에 대한 법적 구속력은 없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이 객관적 채널별 인상의 근거 마련과 PP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간 후불계약 등 불합리한 관행 개선 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후불계약은 각 SO사마다 다른 평가·산정 기준에 따라 진행되다 보니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SO와 PP 간 계약 관행부터 대가 산정까지 채널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한 논의 등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개별 SO연합회도 지난 6일 입장문을 통해 “채널별 인상의 객관적 근거를 갖고, 대가 산정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17일 CJ ENM이 케이블TV 업체 딜라이브에 프로그램 수신료를 20% 인상해주지 않으면 tvN·엠넷 등 자사 채널 13개에 대해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공문을 보내면서 시작됐다. 딜라이브 측은 △과도한 인상요구 △CJ오쇼핑의 합의 없는 송출 수수료 차감 지급 등 2가지를 이유로 CJ ENM의 요구를 거절했다.

딜라이브는 CJ ENM 측의 20% 인상 요구가 통상적인 인상률에 비해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딜라이브 측은 “공정한 산정대가를 토대로 전체 프로그램 사용료의 약 25%를 CJ ENM에 지급 중이다. 통상적 인상률 수치는 각 사별 협상이라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현재 케이블 산업이 위축돼 있고 1, 2위 사업자가 매각되는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인상 요구는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8월부터 CJ오쇼핑이 현재까지 송출수수료 20%를 딜라이브와 합의 없이 차감해 지급하기 시작했다”며 “지금까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미지급한 송출수수료 액수가 27억원이다. 딜라이브는 올해 5월 받아야할 홈쇼핑 송출수수료와 지급해야할 프로그램 사용료를 상계해 지급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CJ ENM은 지난 5년 간 딜라이브는 지상파와 종편 등 경쟁 사업자들에는 꾸준히 사용료를 인상해줬으나 CJ ENM만 동결이어서 20% 인상을 제안했다는 입장이다.

CJ ENM 관계자는 “현재 합의절차에 들어간 기업 중 50%가 합의 완료됐고 25% 인상하는 것에 동의해 현재 인상률에 대해 협의 중”이라며 “지상파 재송신료(CPS)는 2012년 280원, 2016년 360원, 2017년 380원, 2018년 400원 지금은 아마 500원 논의 중으로 25% 상승했다. PP가 투자하고 제작하는 데 비용이 드는데 이 같은 정당한 콘텐츠 대가를 받지 못해 생긴 분쟁”이라고 말했다. 인상률 20%는 △콘텐츠 제작·투자 비용 △지상파·종편 인상률 △채널·콘텐츠 평가 결과 등을 종합해 제안한 수치라는 설명이다.

이어 “광고영업사가 아닌 이상 콘텐츠 만들면 그에 대한 대가가 있어야 또 투자를 할 수 있는데 이 구조가 건강하게 확립되지 않아서 이런 갈등이 생긴 것 같다”며 “과기정통부와 협상 예정이고 하니 잘 마무리되길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쟁에 개별SO 업계에서도 우려를 표했다. 전국개별SO발전연합회는 “방송 수신료 매출과 가입자가 모두 역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콘텐츠 사업자의 일방적인 요구가 개별SO를 또 다른 위기로 몰아넣지는 않을까 두렵다”며 “한동안 비대면 상황으로 인해 실무자들의 협의가 원만할 수 없었음에도 계속된 기한 통보는 그동안 업계의 관행과 다른 모습이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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