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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의 적당한 갈등이나 충돌은 나름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고 봐도 괜찮다. 어떤 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도 가져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무엇보다 서로 발전적인 쪽으로 경쟁하다 보면 국력 신장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나아가 세계 전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과도하면 진짜 곤란해진다. 양국 모두 피해를 입는 이른바 양패구상(兩敗俱喪)의 처지에 내몰리게 될 수 있다. 이 경우 세계의 평화 역시 피해를 입게 된다는 것은 거의 상식에 속한다.
그렇다면 두 스트롱맨이 양국과 세계 평화를 위해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은 바로 자연스럽게 나온다. 더 이상의 이전투구에 휩쓸리지 않은 채 현재 상태에서 만족함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 된다. 둘 모두 그럴 수 없다고 버틴다면 유명한 역사적 교훈을 하나 들려줘야 할 것 같다. 때는 위촉오(魏蜀吳) 삼국이 정립하고 있던 후한(後漢) 직후 무렵이다. 당시 위나라 왕 조조(曹操)는 촉나라 유비(劉備)를 몰아붙이면서 농(隴) 지역을 점령해놓고 있었다. 조금 더 공격의 고삐를 가하면 촉나라까지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조조는 철군을 결정한다. 사마의(司馬懿)는 내친 김에 더 밀어붙여 촉나라까지 얻자는 주장을 폈다. 이에 조조는 “이미 농(隴) 땅을 얻었는데 어찌 촉까지 바라겠는가?”라고 말하면서 철군을 강행했다. 적당한 선에서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었다. 이후 만들어진 ‘득롱망촉’이라는 고사성어는 자제가 필요하다는 긍정적인 의미의 말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재선에 목을 매고 있다. 어떻게든 치적을 올려야 한다. 현재로서는 중국을 마구 두들겨 패서 성과를 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수 있다. 시진핑 총서기 겸 주석 역시 처지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리더십이 흔들리는 것을 막으려면 어떻게든 트럼프 대통령에게 굴복해서는 안 된다. 둘 모두의 처지가 나름 충분히 이해는 간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과유불급(너무 지나치면 미치지 못하는 것만 못함)이라는 말이 있다. 너무 강하면 부러진다는 불후의 진리도 둘은 새겨 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둘 모두 족함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둘은 화이부동이 아니라 화이동(和而同·조화를 이루면서도 같음)의 이상적인 상태에서 각자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이라도 공자와 조조에게 배우라고 두 지도자에게 진지하게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