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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위적 핵 억제력’ 직접 밝힌 김정은 속내

[사설] ‘자위적 핵 억제력’ 직접 밝힌 김정은 속내

기사승인 2020. 07. 2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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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25전쟁 휴전 67주년에 ‘자위적 핵 억제력’을 직접 언급해 관심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평양의 전국 노병대회에서 “우리의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우리 국가의 안전과 미래는 영원히 굳건하게 담보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대화복원 등 남북대화를 손짓한 날 핵 억제력을 들고 나왔다.

김정은은 핵 보유도 정당화했다. 1950년대의 전쟁과 같은 고통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절대적인 힘이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핵보유국의 길을 걸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쟁은 넘볼 수 있는 상대와만 할 수 있는 무력충돌이다. 이제는 그 누구도 우리를 넘보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노병들 앞에서 핵을 수차례 언급한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김정은이 핵 억제력과 핵보유국을 강조한 것은 국제사회 제재로 경제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겹쳐 민심이반이 심해지자 내부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주 탈북민이 입북했을 때 코로나19로 의심된다며 개성을 봉쇄하고 소동을 벌였는데 이 역시 남측에 책임을 돌리며 내부 민심을 다잡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발언에서 북한이 비핵화할 생각이 없음을 재확인할 수 있다. 김정은이 “최강의 국방력을 다지는 길에서 순간도 멈춰서지 않을 것”이라고 한 게 이를 말한다. 미국을 비난하고 중국 편을 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 하노이, 판문점에서 만났어도 비핵화는 진전이 없고, 올해 안에 만날지도 미지수다. 북한이 핵 고도화의 시간만 벌고 있다.

비핵화는 궤도를 이탈해 다른 길로 접어든 느낌이다. 북한은 비핵화 의지가 전혀 없고, 미국은 여유를 부리고 있다. 우리는 북핵이 가져올 위협에 무감각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더 나아가 감상적 평화에 젖어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김정은이 “전쟁은 넘볼 수 있는 상대와만 할 수 있다”고 했는데 북한이 핵으로 우리를 넘볼 수 없게 해야 한다. 무척 어려운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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