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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모범국’ 호주, 코로나 수백명 확진에…멜버른 야간통행 금지

‘방역모범국’ 호주, 코로나 수백명 확진에…멜버른 야간통행 금지

기사승인 2020. 08. 0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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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STRALIA-HEALTH-VIRUS <YONHAP NO-2970> (AFP)
2일(현지시간) 호주 빅토리아의 주도 멜버른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대형마트 코스트코로 입장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이날 빅토리아 주 정부는 코로나19 지역감염을 통제하기 위해 야간통행 금지 등 제한조치를 강화했다./사진=AFP 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 호주 멜버른에서 야간통행 금지령이 내려졌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빅토리아주 정부는 이날 멜버른에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다음달 13일까지 야간통행 금지를 포함한 4단계 제한조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멜버른 시민들은 약 6주동안 오후 8시부터 익일 오전 5시까지 외출이 제한된다. 통근과 돌봄 서비스 등 필수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출을 자제해야 하며 외부 운동도 1시간만 허용된다. 식료품과 필수품 등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한 가구당 하루에 한 명씩만 외출이 허용되고 반경 5km 이내에서만 이동해야 한다. 많은 인원이 한 공간에 모일 우려가 있는 결혼식도 금지되며 대학교를 포함한 학교 수업은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된다.

슈퍼마켓과 식당, 카페들은 운영할 수 있지만 식당과 카페의 경우 내부에서 음식을 섭취할 수 없고 테이크 아웃과 배달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이용에 제한이 없던 일부 사업체도 영업 중단을 요청 받을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제한 조처를 어길 시 빅토리아주 경찰은 개인에 최고 1652달러(약 200만원), 사업장에는 9913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날 브리핑에서 대니얼 앤드루스 주총리는 “이러한 변화가 없으면 앞으로 4~6달 안에 감염 숫자가 낮아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나는 매일 늘어나는 감염과 사망 사례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봉쇄 조처를 강화한 배경을 설명했다.

앤드루스 주총리는 3일 비필수 사업장 폐쇄 등 추가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빅토리아주는 호주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을 차지하며 경제 규모가 두 번째로 큰 도시다. 빅토리아주가 강력한 봉쇄 조처에 들어가면서 향후 호주 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멜버른에 내려진 강력한 코로나19 통제 조치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제한 조처에 대해 “유감스럽게도 필수적”이라고 언급한 이후 발표됐다. 호주는 6월초만 해도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한자릿수에 머무는 등 모범 방역국으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지난 달 해외유입 확진자가 머문 멜버른의 호텔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을 시작으로 학교와 요양원 등에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며 신규 확진자는 수 백 명대로 늘어났다.

이날 빅토리아주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671명, 사망자 7명이 발생했다. 특히 수 천 건의 확진 사례 가운데 약 760건은 감염 경로를 파악할 수 없는 ‘깜깜이 감염’으로, 지역감염 통제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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