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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정신 맑아지고 몸 개운해지는 ‘힐링 숲’

[여행] 정신 맑아지고 몸 개운해지는 ‘힐링 숲’

기사승인 2020. 08. 0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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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추천 8월 가볼만한 곳
잣향기푸른숲 산책길
경기도잣향기푸른숲. 국내 최대 잣나무 군락지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름은 숲의 기운이 가장 왕성할 때다. 쑥쑥 자란 나무들이 피톤치드를 잔뜩 뿜어낸다. 나무가 상처를 입으면 상처 부위의 미생물을 죽이려고 뿜어내는 물질이 피톤치드다. 이게 사람에게도 좋다. 피톤치드는 초여름에 가장 많이 나온다. 여름 숲은 녹음도 짙다. 싱싱한 빛깔은 정신까지 맑게 한다. 잡스러운 생각이 사라지면 몸이 한 번 더 개운해진다. 여름에 숲에 들면 그래서 ‘힐링’이 되고 건강해진다. 

여행/ 잣향기푸른숲 하늘호수길
경기도 잣향기푸른숲 ‘하늘호수길’ / 한국관광공사 제공

◇ 경기 가평 경기도 잣향기푸른숲

경기도 가평은 산과 강이 어우러졌다. 땅이 넓지 않지만 참 다양한 산물을 낸다. 대표적인 것이 잣이다. 경기도 잣향기푸른숲은 국내 최대 잣나무 군락지다. 축령산(887m)과 서리산(831m) 자락에 걸쳐 수령 80년 이상의 잣나무 약 5만2000그루가 자란다. 탐방로가 다양한데 1.6km 길이의 ‘산책길’이 인기다. 출렁다리, 화전민마을 등 볼거리가 많다. 축령산에는 1960~70년대에 화전민이 살았다. 터에 너와집, 귀틀집, 숯가마 등을 재현해뒀다. 여기서 ‘하늘호수길’을 따라 약 1km 가면 사방댐을 지나 전망대에 닿는다. 여기도 인기다. 숲과 작은 호수가 한눈에 보인다. 사방댐에서 ‘피톤치드길’로 연결되는 샛길도 추천 탐방로다. 숲이 울창하고 인적이 뜸해 사색하기 좋다. 숲을 에두르는 5.8km의 ‘둘레길’도 있다. 일부 구간은 ‘평지길’로 조성됐다. 휠체어와 유모차도 지날 수 있다. 

무료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이 가운데 숲길을 걸으며 명상, 기체조, 맨발 걷기, 트리 허그(나무 끌어안기)로 구성된 산림 치유 프로그램이 반응이 좋다. 아이를 위한 유아 숲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유아숲체험원도 있다. 경기도 잣향기푸른숲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원. 

여행/ 국립 대관령 치유의 숲
국립 대관령 치유의 숲 ‘치유데크로드’. 보행약자가 불편없이 산책할 수 있도록 조성한 무장애탐방로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 강원 강릉 국립 대관령 치유의 숲

산림청 산하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전국에 ‘치유의 숲’을 운영 중이다. 자연을 통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일 수 있도록 조성한 숲이다. 강원도 강릉의 국립 대관령 치유의 숲도 이 중 하나다. 산림 치유 프로그램이 많다. 임산부(무료), 청소년, 일반인, 가족단위 등 구성원에 따른 맞춤형 산림 치유 프로그램이 선보인다. 산림치유지도사가 참여한다. 체험비는 2시간 기준 개인 1만원, 단체 8000원이다. 9월 말까지 토요일마다 숲의 소리와 향기, 바람을 체험하는 특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체험비는 1만원. 예약 필수다.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 숲길만 걸어도 심신이 상쾌해진다. 이곳은 특히 금강소나무 숲이 좋다. 몸통이 붉은 빛을 띠는 금강소나무는 수간이 굵고 우람한 데다 곧게 자란다. 고갱이도 튼실하다. 이러니 잘 트거나 잘 썩지 않는다. 예부터 궁궐 건물 기둥, 고찰 가람의 버팀목 등 중요한 곳에 요긴하게 사용된 이유다. 경복궁, 광화문, 숭례문 복원에도 쓰였다. 숲길 중에서 ‘솔향기치유숲길’과 ‘치유데크로드’의 분위기가 좋다. 1.1km의 솔향기치유숲길에는 쉼터와 명상 치유 움막 등 산림 치유 공간이 있다. 600m의 치유데크로드는 무장애 탐방로다. 유모차, 휠체어가 쉽게 갈 수 있다. 치유데크로드 끝에 금강송전망대가 있다. 대관령과 대관령옛길이 잘 보인다. 

여행/ 국립 제천 치유의 숲
국립 제천 치유의 숲 ‘치유힐링숲테라피’/ 한국관광공사 제공

◇ 충북 제천 국립 제천 치유의 숲

역시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운영하는 치유의 숲이다. 충북 제천 금수산(1015m)자락에 있다. ‘숲하모니’ ‘치유힐링숲테라피’ ‘한방힐링숲테라피’ 등의 산림 치유 프로그램이 입소문이 났다. 별도 예약이 필요 없는 숲하모니 프로그램의 반응이 좋다. 자신의 건강을 측정하고 이에 대해 설명을 들은 후 한방차를 마시며 심신을 안정시키고 피로를 회복하는 내용이다. 겨울에는 족욕이 포함된다. 체험비는 5000원. 치유힐링숲테라피, 한방힐링숲테라피 등은 방문 1주일 전에 홈페이지나 전화로 예약해야한다. 체험비는 각각 2시간 기준 개인 1만원, 단체 8000원. 

물론 숲길만 산책해도 된다. 산허리를 타고 오르는 ‘건강치유숲길’은 탁 트인 전망이 장쾌하다. 산자락을 따라 내려가는 ‘숲내음치유숲길’은 경사가 급하지 않아 아이들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자작나무숲길’은 분위기가 이색적이고 ‘음이온치유숲길’은 숲 속 명상 쉼터가 인상적이다. 숲 들머리의 약초원은 기억한다. 제천은 ‘한방의 고장’이다. 조선시대에 3대 약령시가 있었다. 대구와 전북 전주, 강원 원주다. 1927년 원주 약령시가 폐지됐다. 이듬해부터 제천 약령시가 세 손가락 안에 꼽혔다. 제천은 일조량이 많고 일교차가 커 약초 재배가 수월했다. 품질도 뛰어났다. 게다가 충북선, 중앙선, 태백선 등 철도교통의 요지였던 것이 이유다. 지금도 제천은 국내 약재 생산과 유통의 핵심 고장이다. 약초원에서는 마가목, 음나무 등의 약초들이 재배되고 있다. 

여행/ 검마산 자연휴양림
‘책 읽은 숲’으로 알려진 검마산자연휴양림. ‘숲 속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숲 어디서든 읽을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행/ 검마산자연휴양림 산림욕장
검마산자연휴양림 산림욕장. 금강소나무가 울창하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행/ 영양자작나무숲
영양자작나무숲/ 한국관광공사 제공

◇ 경북 영양 검마산자연휴양림·영양자작나무숲

경북 영양 검마산(1017m)은 숲이 좋다. 검마산자연휴양림은 이 산 서쪽 자락에 있다. 당연히 휴양림의 숲도 울창하다. 특히 금강소나무 숲이 멋지다. 또 ‘책 읽는 숲’으로도 유명하다. 이곳 ‘숲속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준다. 빌린 책은 숲 어디서든 자리 잡고 앉아 읽을 수 있다. 숲 그늘에서 읽는 맛이 색다르다. 끝이 아니다. 반려견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휴양림으로도 유명하다. 산림문화휴양관, 야영데크 등 숙박 공간에 반려견 동반 숙소가 마련돼 있다. 반려견 놀이터도 있다. 이러니 집을 비울 때 반려견을 어디에 맡겨야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휴양림 내 기본 준수 사항만 잘 지키면 반려견과 함께 그림 같은 숲에서 1박이 가능하다. 반려견 없이 즐길 거리도 많다. 간단한 목공 체험이나 숲해설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검마산에 영양자작나무숲도 있다. 울창한 자작나무숲 사이로 약 2km의 산책로가 잘 조성됐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알음알음 찾는 이들에 제법 있다. 자작나무는 하얀 수피가 오롯이 드러나는 겨울에 제멋이다. 그런데 초록의 이파리와 하얀 수피가 대비되는 여름의 자태도 제법 아름답다. 4륜 구동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숲 입구까지 간다. 

여행/ 아홉산숲
드라마 ‘더킹: 영원한 군주’의 촬영지인 아홉산숲/ 한국관광공사 제공

◇ 부산 기장 아홉산숲·부산 치유의 숲

부산 기장군의 아홉산숲은 대나무의 한 종류인 맹종죽 숲이 볼만하다. 우리나라 영화에서 대나무 숲이 등장하는 장면이라면 으레히 대나무가 유명한 전남 담양을 떠올린다. 그러나 최민식 주연의 영화 ‘대호’(2015)에서 주인공 ‘천만덕’이 다친 호랑이와 마주하는 극적인 장면을 비롯해 ‘협녀, 칼의 기억’(2015), ‘군도: 민란의 시대’(2014)와 최근 종영한 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2020) 등이 여기서 촬영됐다. 숲은 남평 문씨 일족이 약 400년 전부터 조성한 사유림인데 2015년 일반에 개방했다. 대나무말고도 편백나무, 삼나무, 은행나무, 금강소나무 숲이 울창하다. 아홉산숲에서 10분 거리에 부산 치유의 숲이 있다. 역시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운영하는 치유의 숲으로 다양한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여행/ 보림사 비자나무 숲
보림사 비자나무 숲/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행/ 보림사 대웅전
보림사 대웅전/ 한국관광공사 제공

◇ 전남 장흥 보림사 비자나무 숲

전남 장흥 가지산(510m) 자락에 통일신라의 사찰 보림사가 있다. 절도 운치가 있지만 주변의 비자나무 숲이 절 못지 않게 좋다. 수령 300년 이상의 비자나무 5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룬다. 비자나무 숲길 중간중간 야생 차밭이 있다. 숲길은 ‘청태전 티로드’로도 불리는데 청태전(靑苔錢)은 ‘푸른 이끼가 낀 동전 모양 차’다. 맛이 순하고 부드러운 발효차로 야생 찻잎을 따서 가마솥에 덖고 절구에 빻은 후 엽전 모양으로 빚어 발효한다. 장흥다원이나 평화다원에서 청태전을 만들고 맛볼 수 있다.

보림사도 흥미롭다. 인도 가지산의 보림사, 중국 가지산의 보림사와 함께 ‘동양의 3보림’으로 불린다. 원감국사와 각진국사 등 고려시대 대선사들이 머물렀다. 특히 보림사 범종 소리는 은은하고 여운이 긴 것으로 유명한데 가지산이 울림통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절 마당에 서서 둘러보면 가지산 봉우리들 가운데 보림사가 있다. 경내에는 귀중한 유물도 많다. 장흥 보림사 남·북 삼층석탑과 석등(국보 제44호), 철조비로자나불좌상(국보 제117호), 동 승탑(보물 제155호)과 서 승탑(보물 제156호), 보조선사탑(보물 제157호), 보조선사탑비(보물 제158호) 등이다. 특히 삼층석탑은 경주 불국사의 석가탑과 닮았고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은 우리나라 철불 중 가장 오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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