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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신한銀 투자상품 판매정지 제도 뒷이야기

[취재뒷담화] 신한銀 투자상품 판매정지 제도 뒷이야기

기사승인 2020. 08.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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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펀드 등 잇딴 사모펀드 사태로 은행들이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신한은행이 과감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파생결합증권(ELT·ELF) 상품에 대한 자체 미스터리 쇼핑을 통해 점수가 미흡한 영업점의 투자상품 판매를 8월 한 달 간 금지한 것인데요.

지난 1월 ‘투자상품 판매 정지’ 제도 도입을 선언한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뜻에 따라 신한은행은 전국 659개 영업점에 이를 안내하고 2월부터 1차 미스터리 쇼핑에 들어갔습니다. 신한은행은 외주를 맡겨 100여명 가량의 미스터리 쇼퍼를 전국 영업점에 투입했습니다. 점수를 매길 때는 금융감독원이 미스터리 쇼핑시 사용하는 점수표를 활용했다고 하는데요. 자체적인 미스터리 쇼핑이지만 그만큼 엄정한 기준으로 실시했다는 얘기겠죠. 여기서 낮은 점수를 받은 점포에 대해서는 7월 다시 한 번 2차 미스터리 쇼핑을 보름 간 실시했다고 합니다.

이번에 드러난 부진한 영업점에 대해서는 공문이 아닌 개별적인 연락을 통해 선정 여부와 교육 일정을 통지했다고 합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주가연계펀드(ELF) 상품의 경우 리테일 영업점에서 많이 판매하는 상품”이라며 “이를 한 달 간 판매할 수 없게 되니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신한은행은 부진 영업점의 투자상품 판매 담당 직원들에 대해 판매 프로세스를 정확히 준수하도록 화상·방문교육을 실시할 예정인데요. 강의 형식의 교육뿐만 아니라 역할극을 하는 등의 체험형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입장을 직접 체험해 보도록 함으로써 직원들이 마음으로 공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투자상품 판매 정지 제도에는 진 행장의 의지가 상당 부문 반영됐다는 후문인데요. 신한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에서 파생결합상품 판매를 한 달 동안 중단하게 되면 은행의 비이자수익에도 그만큼 타격이 되기 때문에 CEO 입장에서 결코 쉬운 결단은 아니다”며 “하지만 비이자수익을 일정 부분 포기하더라도 판매 과정의 정당성을 반드시 확보하겠다는 진 행장의 의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신한은행은 투자상품 판매 정지 제도를 정례화해 하반기에도 이를 이어간다는 계획입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 어떤 투자상품에 대해 미스터리 쇼핑을 시행할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하반기에도 이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판매 정지 사태로 선례가 만들어진 만큼, 신한은행 영업점들은 더욱 바짝 긴장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은행들마다 사모펀드 사태로 속앓이가 심한 요즘입니다. 신한은행과 같은 자정 노력이 은행권 펀드 판매 문화를 더욱 가다듬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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