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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제재에 코로나·수해’ 삼중고 북한, 정부 손짓에 호응할까?

‘국제제재에 코로나·수해’ 삼중고 북한, 정부 손짓에 호응할까?

기사승인 2020. 08. 0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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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무진 교수 "문재인 대통령 8·15 광복절 메시지 계기
남북 연락채널 복원 가능성...본격 대화재개엔 시일 걸릴 듯"
노동신문1
북한 노동신문은 9일 “피해 지역에 도착한 인민군 장병들이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의 명령을 무조건 결사 관철하여 혁명 군대의 본때를 남김없이 발휘할 불타는 열의에 충만되여 있다”고 보도했다. /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한반도에 기록적인 장마와 호우 피해가 닥치면서 남북이 재해·재난 협력에 나서는 방식으로 소통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최근 한 민간단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물품의 대북 반출 신청을 승인하며 북한에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북한으로서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장기화와 코로나19 사태에 물난리까지 겹치는 삼중고에 처해 남북 재난·재해 협력을 교두보로 교류 재개에 나설 수 있다는 다소 희망적인 관측도 나온다.

9일 북한의 주요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도 심각한 홍수 피해를 겪고 있다. 노동신문은 이날 ‘인민경제 모든 부문, 모든 단위에서 큰물과 폭우 피해를 철저히 막자’라는 특집 기사에서 “황해남도에서는 재령군, 배천군, 연안군, 봉천군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 폭우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리였다. 그리하여 농경지에 위험을 조성하고 농작물생육에 적지 않은 지장을 주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7일 연일 이어진 폭우로 은파군의 제방이 붕괴하면서 단층 살림집(주택) 730여 동과 논 600여 정보(1정보 1만㎡)가 침수되고 살림집 179동이 붕괴했다고도 전했다. 북한 강원도 평강군에 내린 집중호우량 역시 854㎜를 기록해 최악의 수해 사례로 알려진 2007년(당시 7일간 500∼700㎜ 수준) 수준보다 웃돌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현장 행보도 북한의 수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 준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일부터 이틀간 황해북도 수해 현장을 직접 찾았고 전시 등 유사시를 대비해 비축한 전략 물자와 식량을 풀어 수재민을 지원했다. 수해가 채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현장을 직접 찾은 것은 물론 즉각 보도가 나온 점도 극히 이례적이다.

이처럼 북한의 수해 상황이 심각해지자 일각에서는 남북이 재해 협력을 고리로 대화 채널을 복구하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는 북한의 공식적인 반응이 없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북한의 수해 피해 지원 요청 여부에 대해 “기본적으로 자연 재해 등 비정치적인 분야에서의 인도적 협력은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입장”이라며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남측도 지난 1984년 북한으로부터 수해 피해 물자를 받은 사례가 있다”며 “이번에는 남북 모두 코로나19 대응 등의 공통 과제가 있는 만큼 문재인 대통령의 8·15 광복절 메시지 등을 계기로 남북 연락 채널이 복원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본격적인 대화 재개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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