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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문의 힘’ 메리츠증권, 2분기 수익성·재무건전성 다 잡았다

‘최희문의 힘’ 메리츠증권, 2분기 수익성·재무건전성 다 잡았다

기사승인 2020. 08.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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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Q 영업익 2218억원…32.9%↑
10분기 연속 순익 1000억원대
2000억 규모 유상증자도 성공
호실적에 주가 회복 기대감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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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 수익원인 기업금융(IB) 위축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영업이익이 2000억원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약 222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10개 분기 연속 당기순이익 1000억원대 행진도 이어갔다.

메리츠증권이 꾸준히 호실적을 내는 비결은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이 정착시킨 ‘수평적 토론문화’에 있다. 최 부회장은 수평적인 토론문화를 통해 효율적 의사결정을 회사의 강점으로 만들었다.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재무건전성 개선에도 힘썼다. 그러나 호실적과 재무건전성 개선에도 주가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회사 차원의 주가 부양 계획은 아직 없지만 실적이 안정적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22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조809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7.4% 증가했다. 순이익은 1557억원으로 6.8% 늘었다. 이로써 메리츠증권은 2018년 1분기부터 10개 분기 연속 10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당초 증권사들이 예상한 메리츠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은 1860억원, 순이익은 1370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메리츠증권의 알짜 수익원인 부동산 금융 딜 진행이 영향을 받은 점이 우려로 꼽힌 바 있다.

트레이딩 부문이 수익성을 견인했다. 부문별 영업수익을 살펴보면 IB사업은 917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6% 감소했지만 트레이딩 부문이 전 분기보다 566% 급증한 151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유동성 확대로 인한 주식시장 강세와 금리 하락으로 채권 수익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트레이딩 부문에서 전략적 포지션 대응과 차익거래 등을 통해 우수한 영업수익을 거뒀다”며 “IB·홀세일·리테일 등 전 사업 부문도 고른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의 높은 수익성의 배경에는 ‘수평적 토론문화’가 꼽힌다. 매주 열리는 딜리뷰 회의가 대표적이다. 이 회의를 통해 각 사업부에서 올라온 딜의 사업성에 대해 토론하고 실행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회장이 회의를 주재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지위의 높고 낮음을 떠난 열띤 토론이 이뤄진다. 특히 이번 분기 회사는 재무건전성 강화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5월 유상증자를 진행해 재무건전성을 큰 폭으로 개선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면서 증권사들의 낮아진 재무건전성 지표 등 단기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메리츠증권은 선제적으로 최대주주인 메리츠금융지주를 대상으로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이 같은 자본 확충은 시의 적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금융 사업이 코로나19로 위축됐고,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건전성 강화로 우발채무도 낮춰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유상증자를 통해 해소했다는 의견이다.

영업용순자본비율(NCR)도 1분기 말 보다 485%포인트 증가한 1389%로 급등했다. 신용평가사 등이 평가 지표로 활용하는 영업용순자본비율(구NCR)은 1분기 말 기준 151%에서 188%로 높아졌다. 구NCR의 경우 150% 미만이면 경영개선 권고가 나온다. 채무보증 규모는 지난해 12월 말 8조5000억원에서 6월 말 6조2000억원으로 6개월 만에 2조3000억원을 줄였다.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지만 주가는 여전히 부진하다. 코스피 증권, KRX증권 등 증권업종 지수는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까지 회복한 상황이다. 다만 증권주 중에서도 올해 역대 최대 수준의 증시 자금 유입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키움증권, 삼성증권 등으로 투자심리가 몰렸다. 키움증권은 ‘동학개미운동’ 영향으로 2분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자 주가도 상승랠리를 보이고 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현재까진 별다른 주가 부양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이 상승하면서 전체적으로 증권주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요즘 같은 때는 리테일 부문이 강한 증권사들의 주가가 좋다”며 “장기적으로는 실적이 좋은 회사들의 주가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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