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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유진투자증권 지분 늘리는 세종텔레콤, ‘목적’은

[취재뒷담화] 유진투자증권 지분 늘리는 세종텔레콤, ‘목적’은

기사승인 2020. 08. 1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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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텔레콤이 지분을 언제 또 살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발 폭락장에 유진투자증권 주식을 매입한 개인투자자 A씨는 조금 더 버텨야할지 차익을 실현해야할지 고민 중입니다. 지난 3월 저점 대비 현재 300% 치솟았습니다. 세종텔레콤이 2대주주로 올라선 뒤 추가로 지분을 사들여 적대적 인수·합병(M&A)설이 불거지면서죠.

M&A설은 약 4개월 전 피어올랐습니다. 세종텔레콤은 지난 4월 23일 지분율 5%를 넘겨 공시의무가 발생했고, 유진기업(27.25%)에 이어 2대주주(5.75%, 557만주)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지분보유 목적은 ‘단순투자’로 적시했습니다.

세종텔레콤의 등장에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오너인 김형진 회장의 과거 ‘이력’때문이죠. 명동 사채시장의 큰 손으로 통하던 김 회장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30억원대에 동아증권(현 NH투자증권)을 인수했습니다. 이후 세종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해 2005년 말 1100억원에 농협중앙회에 매각해 막대한 차익을 남겼습니다. 일각에서 유진투자증권 지분 매입을 경영권 확보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한 이유죠.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인수 의도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죠.

그러나 우려는 다시 고개를 들었습니다. 세종텔레콤은 143만주를 추가 매수해 7.23%(7월 10일 기준, 700만주)까지 지분을 늘렸습니다. 유진투자증권 오너일가 지분율이 20% 후반대로 절대적으로 높지 않아 세종텔레콤이 경영권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또다시 나왔죠.

유진투자증권 내부적으론 경영권 분쟁과는 거리가 멀다고 보고 있습니다. 세종텔레콤의 재무구조 상 자본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죠. 세종텔레콤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적자를 봤습니다.

일각에선 자금여력을 끌어올리고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을 위해 대규모 시세차익을 노린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습니다. 경영권 분쟁은 ‘주가 상승 재료’로 꼽혀서죠. 통상 분쟁 당사자들이 우호 지분을 늘리기 위해 경쟁하면서 주가가 오르기 때문이죠. 유진투자증권 주가도 급등했습니다. 지난 3월 19일 116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현재 4배나 뛰었죠. 세종텔레콤의 보유주식 매도 시 시세차익만 177억원으로 추정됩니다.

업계에서도 여전히 김 회장의 지분 매입이 단순 투자인지 적대적 인수합병인지 확신하진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경영권 분쟁 소식에 개인투자자들이 덥석 주식을 사들이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단기적 이슈에 그치기 쉽고, 만에 하나 시세차익을 노려 한꺼번에 주식을 팔아치울 경우 급락해 손실을 볼 수 있어서죠. ‘현명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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