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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보다 배꼽 더 큰 ‘보톡스 소송’...대웅제약 美진출에 사활

배보다 배꼽 더 큰 ‘보톡스 소송’...대웅제약 美진출에 사활

기사승인 2020. 08.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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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이 올 상반기 미국 소송에 쏟은 비용, 나보타 매출액의 50%로 추정돼
예비판결 최종으로 이어질 가능성 커도...대웅 "모든 조치 동원해 미 진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4년간 이어진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톡스(보툴리눔 톡신제제) 도용 공방’에 대한 예비판결에서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줬다. 대웅제약이 올해 미국 소송에 쏟은 비용이 같은 기간 보톡스 ‘나보타’ 매출액의 50%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돼 최종판결이 확정될 경우 대웅이 받을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웅이 미국 ITC 소송에 지출한 금액은 약 200억원으로 자사 보톡스 제품 나보타 상반기 매출액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임에도 대웅은 소송에 사활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대웅제약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약 200억원이 미국 소송에 쓰였다. 지난 1분기(1월~3월) 나보타 매출액이 151억원이고, 관계자 확인 결과 2분기(4월~6월) 매출액이 1분기보다 줄었다는 점에서 대웅제약이 올해 나보타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소송 비용으로 지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전체 매출액(약 4543억원)으로 따지면 매출액 대비 소송비 비중은 약 4%에 달한다.

대웅제약이 소송을 위해 상당한 자금을 지출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10년 수입 금지’ 권고를 내린 ITC 예비판결이 최종까지 이어질 경우 전 세계 보톡스 시장(약 7조원)의 30% 규모인 미국 시장(약 2조원)에서의 사업에 차질이 생기고, 메디톡스와의 국내 민·형사 소송에서도 불리한 판결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국내에선 ITC 재판 결과를 참고할 가능성이 커 한국 소송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도 대웅의 패배를 예고하는 예비판결 결과가 반영되는 모양새다. 예비판결이 공개된 지난달 6일(현지시간) 이후 대웅제약 종가는 전날 13만3500원에서 17.22% 급락한 11만500원로 하락했다. 이후에도 이달 6일을 제외하고 한 달 넘게 12만원을 넘지 못한 채 10만원~11만원 선에 머물고 있다.

다만 예비판결은 권고적 효력만 가지기 때문에 당장의 나보타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ITC의 최종판결은 오는 11월이다. 일반적으로 최종판결 후 대통령 승인 절차가 끝나면 6개월에서 1년 안으로 판결의 효력이 발생한다.

대웅제약은 11월 재판에서 승소하는 게 목표지만 최종판결에서 수입 금지가 결정나더라도 가능한 모든 조치를 동원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최종판결에서 똑같은 결과가 나와 수입 금지 조치가 취해져도 공탁금을 걸고 수입 판매를 지속할 수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뿐만 아니라 항소도 하나의 방법으로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웅이 최종판결에 불복해 ITC를 피항소인으로 하는 항소 절차를 밟을 경우, 미국의 특허소송 항소심을 전속 관할하는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에서 사실상 최종심을 맡게 된다. 미국특허변호사 B씨는 “ITC 예비판결에 특별한 오류가 없는 이상 최종판결에서 결과가 뒤집힐 확률은 낮다”면서 “그러나 항소심까지 가면 대웅제약이 승소할 가능성이 커지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양사의 합의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 시장을 놓칠 수 없는 대웅이 메디톡스에 먼저 손을 내밀 거라고 보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 C씨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내부 합의를 시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합의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웅제약 관계자는 “합의는 없다”며 업계의 소문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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