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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보험금 95억원’ 만삭 아내 사망 사건과 보험사기

[취재뒷담화]‘보험금 95억원’ 만삭 아내 사망 사건과 보험사기

기사승인 2020. 08.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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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 성공 사례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가 지난 10일 나온 ‘보험금 95억원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사망 교통사고’ 파기환송심 결과가 나오자마자 한 말입니다. 이 사건은 1심과 2심에서 무죄와 무기징역이 각각 선고되면서 법원에서도 크게 엇갈렸던 데다가 보험금 원금만 95억원, 지급 지연 이자까지 합산하면 총 100여억원에 달해 세간의 관심을 끌었죠.

고의성이 없다는 취지로 판결이 났음에도 ‘보험사기’라는 꼬리표가 이 사건에 따라붙은 모양새입니다. 남편인 이모(50)씨가 사건 발생 2014년 당시 임신 7개월차였던 캄보디아 출신 아내(24)를 조수석에 태운 채 운전하다가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고 아내만 그 자리에서 숨진 사건이었는데요. 검찰은 피해자 혈흔에서 수면 유도제가 검출됐던 점, 사건 2개월 전에도 아내 이름으로 여러 보험 상품을 추가로 가입하며 총 25건의 보험 수익자를 이씨 앞으로 한 점 등을 보험금을 노린 사고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이번 파기환송심에서 살인을 전제로 적용된 보험금 청구 사기 혐의는 무죄로 판결받은 것입니다. 살인죄 대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죄를 물어 금고 2년형에 그치게 됐죠.

이에 보험사들은 형사 법원이 아닌 민사 법원의 판단을 받은 뒤 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인데요. 형사재판에서 승소했다고 해서 민사재판에서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은 없는 데다가 형사 사건과 민사 사건은 사실관계의 판단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도 보험가입 시기와 가입 당시의 경제 여건 등으로 보험가입 자체가 무효로 인정돼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판례가 존재합니다. 2012년 ‘의자매 독초 자살방조 사건’에서도 형사재판에서 자살방조 및 보험사기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민사법원에선 사망자의 보험금 수익이 혐의자 앞으로 된 점과 사망자가 죽기 3주 전에 종신보험을 가입한 점을 들어 보험금 지급이 무효화된 바 있죠.

보험업계 ‘모럴 헤저드’ 문제는 해 묵은 이슈이기도 합니다. 보험업계뿐 아니라 사회적 정서가 이번 사건을 두고 여전히 ‘보험사기’라는 시각을 거두지 못하는 까닭이죠. 형사처벌 강도에 비해 부당이득 규모가 막대할 경우 보험사기는 영원히 근절될 수 없는 탓입니다. 한 개인에게 ‘100억원’이라는 액수는 상당하죠. 이번 보험금 소송도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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