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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젤렌스키 협상, ‘빅딜’ 없었다…우크라 평화안, ‘영토 10%’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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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12. 29. 09:04

트럼프 "합의 매우 근접"…돈바스, 러 이양 이견 여전
러 "지체 말고 결단하라" 압박 속 협상 타결, 내년으로
트럼프 "우크라 안보, 완전 아닌 95% 합의"...유럽 역할 주문
Trump Ukrain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20개항 평화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두 정상은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음을 시사했으나, 영토 문제 등 핵심 쟁점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남아 최종 타결까지는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최우선 외교 과제인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분수령으로 평가받았으나, 즉각적인 '빅딜'보다는 협상의 추진력을 유지하며 이견을 좁혀가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UKRAINE US DIPLOMACY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가진 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EPA·연합
◇ 트럼프 "합의에 매우 근접"… 젤렌스키 "90% 합의"

두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저택에서 가진 회담 후 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협상 타결이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합의에 상당히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매우 근접했다"며 협상 결과가 수주 이내에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합의 수준이 90%라며 회담 전 입장을 고수했다.

◇ 최대 난제 '돈바스'… 트럼프 "해결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매우 어려운 문제"

협상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큰 걸림돌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을 러시아로 이양하는 문제다.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고 있는 도네츠크 지역 약 20%를 포함해 돈바스 지역 전체에 대한 완전한 이양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헌법상 영토 포기는 불가하다며 미국이 제안한 비무장지대(DMZ) 설치와 자유경제구역 조성에 대해 조건부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해결되지 않았지만, 훨씬 더 가까워지고 있다. 그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토로했다. 돈바스 문제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의 성패를 가를 '마지막 고비'임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UKRAINE US DIPLOMACY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EPA·연합
◇ 트럼프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 문제, 완전 아닌 95% 합의"… 유럽 역할 주문

우크라이나가 가장 절실하게 요구해 온 안보 보장 문제에 대해서는 미묘한 온도 차가 감지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미 합의가 이뤄졌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95% 정도'라며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에 대한 유럽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향후 우크라이나 안보 체제에서 유럽 국가들이 큰 부분을 떠맡고, 미국은 이를 뒷받침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그가 회담 전 언급했던 "유럽이 깊이 관여하는 강력한 합의"라는 구상과 일맥상통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 개입이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유럽 동맹국들의 역할과 부담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타협점을 찾으려 하고 있다.

Winter in Donetsk
26일(현지시간) 찍은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거리 모습./타스·연합
◇ 트럼프, 회담 전 푸틴과 통화...러시아 "시간 끌지 마라"… 돈바스 완전 이양 주장 유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 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핫라인'을 가동하며 중재자로서의 입지를 과시했다. 그는 회담 직전 푸틴과 1시간 넘게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젤렌스키·푸틴)두 대통령 모두 합의를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 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며 조속한 종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젠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정상들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협상 테이블 밖의 현실은 여전히 냉혹하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트럼프-젤렌스키 회담에 맞춰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았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미·러 정상이 통화에서 일시적 휴전은 전쟁을 장기화시킬 뿐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특히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문제에 대해 "지체 없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영토 문제에서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 '돌파구' 없는 '진전'… 해 넘기는 종전 협상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이번 회담에 대해 '진전은 있었으나 돌파구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돌파구라는 느낌은 거의 주지 못했다"며 구체적인 타결 내용 없이 합의에 '가까워졌다'는 수사만 남았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토 문제와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처리, 안보 보장의 구체적 실행 방안 등이 여전히 협상의 문턱으로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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