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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효자’ 계열사 덕에…LG 웃고 구광모도 웃는다

‘실적 효자’ 계열사 덕에…LG 웃고 구광모도 웃는다

기사승인 2020. 08.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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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지분법이익 7932억, 1년새 47%↑
전자·화학 수익 개선에 두배 이상 증가
구 회장은 올해 661억원 배당금 받을듯
공격 경영으로 미래사업 준비도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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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수익이 개선되면서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사 LG의 수익성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LG의 수익은 대부분 자회사에 대한 지분법 이익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자회사 실적은 곧 지주사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 시장에선 최근 3년간 하락했던 LG의 수익성이 올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본다.

‘자회사 농사’를 잘 지은 덕에 LG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LG의 최대주주인 구광모 회장이 웃게 됐다. 자회사 실적 개선은 곧 지주사의 배당 성향 상승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매해 1000억원대 상속세를 내야 하는 구 회장으로선 재원 마련 걱정을 한시름 덜 수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의 올 상반기 지분법이익은 7931억7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 LG지분법이익에 포함되는 관계기업과 공동기업 25여 곳 가운데 LG전자와 LG화학의 지분법이익 기여도는 54%에 이를 정도로 절대적이다. 실제로 양사에 대한 LG의 지분율을 고려한 지분법이익은 같은 기간 3320억원, 1200억원으로 각각 71%, 69% 늘었다. LG전자와 LG화학 실적이 오르는 만큼 LG의 수익성도 부각되는 셈이다. 이에 힘입어 LG 주가는 이날 기준 연초 대비 1만6700원(23%) 올랐다.

시장에선 올해 LG의 지분법이익이 1조190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139%, 금액으로는 6900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자회사 실적과 연결되는 배당금수익 역시 지난해 4762억원에서 올해 6500억원, 내년 6730억원으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곳간도 넉넉히 채웠다. 올해 2분기 LG CNS 지분 매각으로 1조원 이상의 현금이 유입됐다. 풍부한 현금을 활용한 배당 확대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실제로 구광모 시대에 들어오면서 LG의 배당은 후해졌다. LG 배당성향은 구 회장 취임 후 2년 만에 4배 가까이 뛰었다. 2017년 9.2%였던 배당성향은 2019년 34.3%로 올랐다.

LG의 배당 확대는 최대주주인 구 회장 상속세 납부 재원 마련의 명분이 될 수 있다. 올해 기준 구 회장의 잔여 상속세는 5494억원 규모다. 2023년까지 매해 약 1300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증권가에선 LG 주당 배당금이 지난해 2200원에서 올해 2400원, 내년 2600원, 2022년 3000원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단순 계산하면 LG 지분 15.95%를 보유한 구 회장은 올해 약 661억원의 배당을 받게 된다. 작년 569억원보다 16% 증가한 규모다.

LG는 최근 LG전자와 LG화학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LG전자는 미국 등 해외시장 가전 수요 확대로 올해 영업이익 2조6588억원, 당기순이익 1조610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전년대비 9%, 795% 늘어난 규모다. LG화학 역시 전지사업 실적 개선으로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5% 증가한 1조9255억원, 당기순이익은 206% 늘어난 1조15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LG 주력 자회사들의 수익성 개선 배경에는 구 회장을 필두로 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강력한 ‘공격 경영’이 있다. LG전자와 LG화학 사령탑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선택한 대표적인 인물로, 구 회장은 이들에게 ‘적자 사업 부문의 흑자 전환’과 ‘강한 LG’를 목표로 삼고 수익성 강화에 올인할 것을 주문해왔다.

구 회장은 지난해 그룹의 중추인 LG전자 새 수장에 ‘승부사’로 평가받는 권봉석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 권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지난해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등 스마트폰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역시 지난해 7월 취임 후 ‘강한 회사’를 목표로 내걸고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는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 취임 후 LG 계열사들의 수익성 강화 기조가 강해졌다”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를 통한 미래 사업 준비에도 함께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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