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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소에 삼성 위기경영 ‘시계 제로’…‘잃어버린 10년’ 현실화

이재용 기소에 삼성 위기경영 ‘시계 제로’…‘잃어버린 10년’ 현실화

기사승인 2020. 09. 0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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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이재용 부회장 시세조종·배임 등 불구속 기소
코로나. 미중무역분쟁 위기 속 경영 공백 우려도
뉴 삼성 전략 및 중장기 투자, 고용 등 차질빚을 듯
코로나 국난 속 국가경제에도 악영항
법정 향하는 이재용<YONHAP NO-3111>
검찰이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사진은 지난 6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 /연합
삼성의 ‘잃어버린 10년’ 우려가 현실이 됐다. 검찰이 1일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기소를 강행하면서 코로나19와 미·중 무역갈등 등 복합위기 속에서 버텨온 삼성의 위기경영이 사실상 올스톱됐다. 지난 4년간에 이어 또다시 사법리스크에 발목 잡혀 최장 5년간 경영 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삼성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재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산업질서가 빠르게 재편되는 변곡점에서 삼성의 경영이 한 치 앞도 가늠하기 힘든 ‘시계 제로’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이날 오후 검찰이 수사심의위의 수사중단 및 불기소 권고를 뒤집고 이재용 부회장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삼성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기소 결정은 지난 5월 6일 이 부회장의 대국민발표 후 약 넉달 만이자 검찰 수사심의위가 수사 중단 및 불기소를 권고한지 67일 만이다.

이 부회장의 불구속 기소로 삼성은 2017년 2월말 ‘국정농단’ 관련 특검 기소에 따른 재판이 4년간 이어지며 최종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른 사법리스크에 직면하게 됐다.

특히 코로나19와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의 파고가 높고 글로벌 경쟁자들이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으로 시장 지형을 바꾸려는 상황에서 검찰의 기소가 삼성의 미래를 흔들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제가 ‘더블딥’(경기 반등 후 다시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걱정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가 경제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도 지배적이다.

검찰의 기소로 이 부회장과 경영진들이 경영현장 대신 법정에 불려다니게 되면서 산적한 경영 현안은 물론 ‘뉴 삼성’ 전략에도 급제동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국격에 맞는 ‘뉴 삼성’을 만들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한 이후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6~7월에만 9차례에 걸쳐 화성·아산·수원사업장 등을 찾아 미래 전략을 점검하고 임직원 의견을 경청해 왔고, 준법경영과 노조문제 등 사회적 신뢰회복에도 힘써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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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중장기 투자와 고용, 인수합병(M&A) 등 미래를 좌우할 각종 난제들이 방향을 잃게 될 우려가 높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앞서 지난 2017년 2월 이 부회장의 구속 이후 이듬해 삼성전자의 시설투자 규모는 전년대비 32% 감소하기도 했다. 대규모 인수 합병도 지난 2016년 M&A 사상 최대인 약 9조원에 하만을 인수한 후 멈춰선 상태다.

이 부회장은 2018년 경영 복귀 후 3년간 180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 및 4만명 채용 계획에 이어 지난해에는 10년간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를 육성하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는 등 범국가적 미래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 의지를 다져 왔다. 180조원 투자 계획의 경우 국내 투자에서 당초 목표한 130조원보다 7조원 이상 늘어나 초과달성이 유력시되고, 4만명 채용도 연말까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국내 경제활성화에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이 부회장과 삼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향후 반도체나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신성장동력 발굴 등 대규모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중국·대만·미국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 위축은 곧 글로벌 시장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위기의식도 높다. 블룸버그나 이코노미스트 등 외신 역시 “이 부회장 없이는 M&A 또는 전략적 투자 등 중요 의사결정이 어려워진다”며 사법리스크가 미래 준비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기소가 대외 신인도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이 해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너리스크가 자칫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1990년대 높은 기술수준을 갖고 있던 일본은 강력한 리더십의 부재로 투자를 제때 결정하지 못해 ‘잃어버린 10년’을 겪어야 했다”며 “일본 기업의 전철을 삼성이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될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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