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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강력한 거리두기 조치 연장, 득실 잘 살펴야

[사설] 강력한 거리두기 조치 연장, 득실 잘 살펴야

기사승인 2020. 09. 0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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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2.5단계 조치 덕분인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엿새째 100명대로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 이 조치는 13일까지 연장됐는데 안정화 추세가 더 확실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게 분명해지고 있다. 2.5단계가 길어지면서 영업이 반의 반 토막이 나거나 불가능해진 자영업자들이 대거 폐업에 내몰리고, 그 여파로 자살을 하거나 고민하는 이들의 수도 급증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심각하다. 지난 2분기 전국에서 10만 곳이 넘는 상가와 점포가 ‘줄폐업’을 했는데 세 달 동안 매일 가게 1100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2.5단계의 강력한 조치가 연장되면서 이런 추세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자영업자들은 “폐업신고를 하면 수천만원의 권리금을 날리게 돼 어떻게든 버티고 있다”며 “실질적으로는 폐업상태인데 2.5단계의 연장이 죽어가는데 목이 졸리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달 30일에는 경기도 안양시에서 ‘노래바’를 운영하던 60대 자매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채무에 대한 부담감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졌다. 이 업소는 지난 5월부터 집합금지 행정명령으로 문을 열지 못했다고 하는데 비슷한 속앓이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일 것이다. 그래선지 최근 극도의 절망감을 표출하는 자살 예방 상담기관들의 상담 사례도 급증했다고 한다.

대기업 4곳 가운데 3곳이 하반기 채용계획이 없을 정도로 청년들의 고용 사정도 좋지 않다. 그 결과 카드연체율, 현금서비스사용율, 실업률, 자살동향 데이터 등 모두가 20대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한마디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길어지면서 확진자 수는 확연히 줄어들고 있지만, 사회전체가 ‘코로나 블루’라는 경제적·사회적 병을 앓고 있다.

정부가 피해가 큰 업종에 추석 전에 최대 2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줄 계획이라지만, 이런 지원은 폐업 위기에 몰린 자영업자들에게는 영업이 가능하도록 숨통을 터주는 것에 비하면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할 것이다. 정부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득실을 균형 있게 잘 살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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