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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화웨이발 반도체 위기…정부 보이지 않는 이유는

[취재뒷담화]화웨이발 반도체 위기…정부 보이지 않는 이유는

기사승인 2020. 09. 1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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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사진=본사 홈페이지
“미국 정부에 화웨이 공급 승인을 요청하는 것 외에 우리 기업들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와 관련해 국내 기업들이 어떤 대책을 세울 수 있냐는 질문에 반도체 업계 관계자가 한 말은 너무도 간단했습니다. 연 10조원 이상의 시장이 사라질 수도 있는 위기 앞에서 우리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미국의 처분을 기다리는 일뿐이라는 겁니다.

우리 정부 역시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다툼 앞에 뾰족한 방안이 없어 보입니다. 지난해 7월 일본이 한국에 대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수출 규제를 시작했을 때와 달리 지금의 정부가 너무나 조용한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습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표하자마자 삼성, SK, LG 등 30대 기업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불러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정부 역시 산업계와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부품 국산화, 수입 다변화 등을 논의해 빠르게 추진했습니다. 이 같은 신속한 대응 덕분에 우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는 일본 수출규제 타격을 크게 받지 않았고, 오히려 국내 소·부·장 국산화를 가속화시키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랬던 정부와 산업계가 지금은 미국의 눈치만 보고 있어야 하니 답답한 상황입니다.

물론 화웨이발 타격이 예상되는 국내 기업들이 마냥 손을 놓고만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시장에서 화웨이가 사라지는 것이지 시장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국내 유관 기업들은 화웨이 물량을 받아줄 대체 고객을 열심히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화웨이 시장을 가져가려는 기업들이 우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물량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많습니다.

하지만 당장 4분기에는 큰 고객 화웨이를 잃게 된 우리 기업들의 충격이 불가피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산업에 어떤 또 다른 어려움을 줄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 수입원인 D램, 낸드플래시 등의 가격마저 크게 떨어지고 있어 첩첩산중입니다. 우리 기업들이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신청한 화웨이 수출 신청도 미국 정부가 승인할리 만무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을 열고 한국을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큰 벽 앞에서 한국이 무력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국내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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