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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빚투’ 규모에…증권사 신용대출 한도 ‘턱끝’

사상 최대 ‘빚투’ 규모에…증권사 신용대출 한도 ‘턱끝’

기사승인 2020. 09. 1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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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장서 수익률 '뻥튀기' 노린 개미들 '빚투' 열풍
신용융자 17조원 '훌쩍'…증권사 중단 잇달아
증시 조정국면 돌입 가능성에 손실 우려도 ↑
빚을 내서 주식을 사들이는 이른바 ‘빚투’ 규모가 급증하면서 증권사들도 신용대출을 줄줄이 중단하고 있다. 증권사 대출 한도는 자기자본의 100%까지라 자본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선제적으로 신규 대출을 멈췄다. 신용융자 규모는 지난 9일 17조원을 넘어선 이후 최고치를 연달아 경신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상승장에서의 ‘한탕’을 노리고 빚투를 이어왔다. 대출로 레버리지를 일으키면 수익률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증시에서 투자 과잉 신호가 들려오면서 빚을 낸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미국 등 주요 글로벌 증시도 조정 국면이 시작되고 있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금융당국에서도 최근 금융권 전반의 신용대출 폭증을 위험 신호로 인식하고 제한에 나섰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가 제공하는 대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일 기준으로 17조9023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증시가 급락했던 3월 중순 이후 10조원 넘게 급증했다. 이런 추세라면 주식 투자를 위한 빚이 20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들어 국내외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한 금액이 70조원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상승장에서 이자율을 상회하는 수익률을 낸 사례가 늘자 ‘빚투’가 더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가 상승세일때는 신용융자를 끼고 투자하면 레버리지 효과로 수익이 더 커질 수 있다. 신용융자를 통해 1억원 어치의 주식을 맡기고 1억원을 대출받아 총 2억원 어치의 주식을 샀다고 가정하면, 증권사 신용대출 평균 금리인 6% 정도만 수익이 나도 실제 투자금 대비 수익률은 12%로 커지게 된다. ‘한탕’을 노리던 개인투자자들은 ‘빚투’로 좋은 수익률을 거두기도 했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기준 2411.36으로 마감하며 3월 19일 기록한 저점(1482.46포인트) 대비 62%가 상승했다. 같은 기간동안 개인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NAVER(16조원 순매수) 주가는 102% 올랐다.

‘빚투’ 광풍에 대형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도 턱끝까지 차올랐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의 140%까지만 대출해줄 수 있는데, 건전성을 고려해 보통 80%까지만 개인들에게 빌려준다. 신용융자가 폭증하다보니 한도에 다다른 증권사들은 잇달아 신용공여를 중단하고 나섰다.

NH투자증권은 오는 21일부터 신용융자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신규 신용융자 약정을 중단하기로 했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주식 담보 대출을 더이상 해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증시에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음’이 들리기 시작해 개인들의 손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단 해외 증시에서도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시그널이 나온다.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대형 기술주들이 연달아 급락하고 있고, 대선을 앞두고 변동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통상 미국 대선 40일 전부터 한국 증시에도 변동성이 본격 확대되고 있는 흐름이 관측돼왔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률(PER)이 13배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조정이 크게 이뤄질 경우 신용융자를 통해 매수한 주식 낙폭이 크다면, 증권사 차원에서 자동으로 매도 주문을 낼 수 있어 투자자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증권사의 신용융자 이자는 5%~10% 수준이기 때문에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 투자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경향이 있어, 위험도도 더 높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3월과 같은 급등세가 돌아오기 보다는 조정을 한차례 거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단기 조정이 일어날 수 있는 장세인 만큼 무리한 ‘빚투’로 큰 손실이 날 수 있어 유의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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