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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3분기 선방한대도…‘화웨이 빈자리’ 고민깊은 이석희

SK하이닉스, 3분기 선방한대도…‘화웨이 빈자리’ 고민깊은 이석희

기사승인 2020. 09. 21.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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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1.4%' 최대 고객 잃어…D램 가격하락도
공급처 다변화 등 이 사장 대응전략 업계 주목
하반기 우려 속 3분기 '선방'…주가도 8만원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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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화웨이 추가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반도체에 ‘올인’하고 있는 사업구조로 인해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큰손’ 화웨이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도체 호황기인 2018년 말 최고경영자(CEO)로 승진하며 SK하이닉스호를 이끌고 있는 이 사장으로서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6% 급감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만큼 올해야말로 위기 속에서 진정한 실력을 보여줘야 할 때로 평가받고 있다.

◇‘큰손’ 화웨이 잃게 된 SK하이닉스, 4분기 불확실성↑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의 대(對)중국 매출은 12조5703억원으로,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이 46.4%에 달하는 최대 시장이다. 특히 화웨이의 경우 전체 매출 비중의 11.4%(약 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화웨이가 흔들리면 SK하이닉스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삼성전자와 달리 SK하이닉스는 반도체에 집중돼 있고, 특히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이석희 사장은 그간 D램 미세공정 기술 발전 등 기본기를 탄탄히 하면서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반도체 영역을 늘리는 등 체질개선에 집중하는 한편, 주력제품의 수율 향상 등으로 원가절감에 나서왔다.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 8003억원, 2분기에 1조9476억원으로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2조7127억원)을 넘어서는 등 실적 개선에 고삐를 죄어 왔으나, 화웨이 제재 등으로 하반기 불확실성의 파고에 휩쓸리게 된 셈이다.

특히 화웨이가 3분기에 긴급하게 메모리 수급에 나선 영향으로 D램 가격이 오름세를 보였으나 4분기에는 공급 과잉으로 D램 가격이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SK하이닉스로서는 ‘첩첩산중’인 셈이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4분기 서버 D램 가격 하락 폭을 기존 10~15%에서 13~18%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신규 매출처를 발굴하거나 화웨이를 대체할 수 있는 매출처를 찾는 등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탄력적인 투자집행과 생산량 조절 등을 통해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미국 상무부에 화웨이에 대한 수출 허가를 신청하는 등 일말의 희망도 걸고 있다.

한편 중국 IT 매체 등이 20일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미국 상무부로부터 ‘반도체 수출 제한 리스트’에 있는 일부 회사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받았다”고 보도하면서 수출 승인여부도 향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AMD의 라이선스가 화웨이에 대한 것인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이제 막 수출규제가 시작된 점을 감안해 신중론이 우세하다.

◇화웨이 제재 발효에도…주가는 ‘8만원 회복’ 반등
화웨이 제재로 인해 하반기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은 우려와 달리 선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는 매출액 7조9363억원, 영업이익 1조3838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16%, 193%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실적 선방의 요인으로는 아이러니하게도 ‘화웨이 효과’가 꼽힌다. 추가 제재를 앞둔 화웨이가 3분기에 D램 등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물량 출하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영업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것과 관련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3차 제재 영향으로 8월과 9월 긴급 출하물량이 증가한 부분을 반영해 3분기 D램 빗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 예상치를 기존 7% 감소에서 2% 증가로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주가 흐름도 화웨이 제재 우려와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0일 7만1800원까지 하락했던 주가는 화웨이 추가제재 발효를 앞둔 지난 14일 8만원을 기록하며 한 달 만에 8만원대에 복귀했다. 지난 18일엔 8만3700원으로 장을 마치며 상승 추세를 이었다. 시장에서는 D램 가격 하락과 화웨이 제재 이슈 등 악재가 이미 주가에 선반영돼 저점이 확인됐다는 분위기다. 화웨이 제재 발효 후 리포트를 낸 유진투자증권과 KB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로 각각 10만원, 11만5000원을 제시해 상향 조정하거나 기존대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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