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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만에 임금동결한 현대차 노조… 기아차·르노·GM 임단협에 미치는 영향은?

11년만에 임금동결한 현대차 노조… 기아차·르노·GM 임단협에 미치는 영향은?

기사승인 2020. 09. 2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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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GM 등 노사 이견차 못좁혀
"현대차 고용유지에 부담작용"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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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3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 상견례를 연 모습/제공=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현대자동차 노사가 임금동결을 골자로 하는 올해 임단협에 잠정합의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 감소와 함께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되면서 위기극복과 미래차 전환을 위해 노사가 뜻을 모았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현대차 임단협을 지켜 본 기아차를 비롯한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 완성차 노조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하고 있다.

22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임금동결, 성과금 150%, 코로나19 위기극복 격려금 120만원, 우리사주 10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2020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조는 오는 25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과반 이상이 찬성할 경우 올해 임단협은 목표대로 추석전 타결을 이루게 된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파업 없이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고, 교섭 기간도 40일에 불과하다. 2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는 1994~1997년과 2009~2011년 이후 역대 세번째로써, 특히 1998년 IMF 외환위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만에 임금을 동결했다. 이에 따라 ‘실리’ 성향의 노조가 사회적 조합주의 기조로 부품 협력사와의 동반생존과 미래 발전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현재 국내 완성차 제조사 5곳 가운데, 현대차와 지난 4월 일찌감치 임단협을 마무리한 쌍용차를 제외한 나머지 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 3사는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우선 기아차 노사는 지난 달 28일 상견례를 시작해 지금까지 7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지만 아직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재 기아차 노조는 현대모비스의 평택 전기차 핵심부품 공장 설립에 반대하며, 국내 기아차 공장에서 전기차 핵심모듈 생산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사측이 2년 주기의 임금협상안을 제시하자 즉각 거부하고 협상결렬을 선언했다. 일단 교섭은 재개했지만 중앙노동위원회의 2차 조정회의를 앞두고 있고, 이미 쟁위권 확보를 위한 찬반투표에서 80%가 찬성한 만큼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르노삼성은 ‘점입가경’이다. 6차례 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진전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이 감소하는 판매량과 수출량을 이유로 사측이 부산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통보하자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며 노사간 팽팽한 대립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 새로운 집행부를 뽑는 선거를 앞두고 있어 실질적인 교섭 진행 차질이 불가피해 사실상 올해도 해를 넘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금속노조 내에서도 규모가 가장 크고, 업계 ‘맏형’인 만큼 다른 제조사의 임단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현대차가 지난해 약 4조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도 올해 임금을 동결하고 전체적인 고용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갔다”면서 “현대차의 최종 투표 결과에 따라서 기아차를 비롯한 마이너사들에게 실질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임금은 동결했지만 사실상 받을 것은 다 받은 만큼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가 기본급을 동결한 것은 의미 있지만 성과급, 우리 사주 10주 등 코로나19의 고통을 분담했다고 보기에는 힘들 것 같다”면서 “나머지 제조사들의 노조들도 받을 부분은 확실하게 받자고 주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협상 막판 쟁점으로 떠올랐던 시니어 촉탁과 관련해서도 회사가 사실상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전기차 전환에 따른 노동 유연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임단협은 지난해 실적을 갖고 협상을 하는 것으로 지난해 실적이 전년보다 개선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회사가 중요한 갈림길에 서있는 가운데 노조도 중립적으로 수긍한 결과 이번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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