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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판매 정지’ 제재 풀린 우리은행, 판매 재개는 ‘신중’

‘사모펀드 판매 정지’ 제재 풀린 우리은행, 판매 재개는 ‘신중’

기사승인 2020. 09. 2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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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받은 사모펀드 신규판매업무 정지 제재가 지난 4일 종료됐지만 사모펀드 영업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 은행 판매 사모펀드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신뢰가 회복되지 않아 수요가 위축된 상황인 만큼, 서둘러 판매 재개에 나서지 않겠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전날 은행권이 공동으로 마련한 ‘비예금상품 내부통제 모범규준’이 발표된 만큼, 연말까지 이를 내규에 반영한 후 판매 재개 시점을 가늠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DLF 사태로 받은 사모펀드 신규판매 업무 정지 제재가 9월 4일로 만료됐다. 우리은행은 이제 사모펀드 판매를 재개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본 후 사모펀드 판매를 재개할 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당분간 사모펀드 판매를 재개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시장 상황을 좀 더 검토한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금융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사모펀드 신규판매 업무 6개월 간 정지’ 기관제재를 받은 바 있다. 우리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정지는 3월 5일부터 9월 4일까지 적용됐다.

사모펀드를 다시금 팔 수 있게 됐음에도 우리은행이 펀드 영업을 곧장 재개하지 않는 이유는 우선 아직까지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 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DLF 이후에도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사태가 줄지어 일어나면서 ‘은행이 판매하는 상품은 안전하다’는 금융소비자들의 신뢰가 깨졌다. 이 때문에 수요도 위축된 상황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은행이 판매하는 사모펀드를 찾는 고객들 숫자도 그리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주요 시중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줄었다. 이런 상황인만큼 우리은행은 섣불리 사모펀드 판매 재개에 나서기 보다는 시장 분위기를 지켜보고 신중히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사모펀드 사태의 배상 책임을 대부분 판매사가 지는 추세도 사모펀드 판매 재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DLF 사태에 대해 판매사가 피해자 손실액의 최고 80%를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역대 분조위의 불완전판매 분쟁조정 사례 중 최고 수준의 배상비율이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라임무역펀드 4건에 대해 판매사가 투자자들에게 원금 전액을 돌려주라는 권고를 내렸다. 전액배상은 금융분쟁조정 사상 최초 사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품제조사나 운용사의 책임도 분명히 있는데 사모펀드 사태가 터졌다 하면 금융당국도 고객들도 은행이 전부 배상해야 한다는 분위기이다보니 앞으로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는 상당히 위축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재개 시기는 연말 이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날 은행권과 금융감독원이 제2의 DLF 사태를 막기 위한 ‘비예금상품 내부통제 모범규준’을 내놓은 만큼, 이를 자체 내규에 반영하는 작업이 완료된 이후 판매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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