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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당신의 브랜드는 거대 유통채널의 PB와 경쟁할 수 있는가

[칼럼] 당신의 브랜드는 거대 유통채널의 PB와 경쟁할 수 있는가

기사승인 2020. 10. 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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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경제·경영서 '노 브랜드 시대의 브랜드 전략' 저자
KYU KIM
김병규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온라인 플랫폼이 만든 자체 브랜드(PB)의 습격이 시작됐다. PB란 유통업체가 직접 만든 브랜드를 말한다. 소비재 시장의 들러리였던 PB가 본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PB은 저렴한 소비재였지만, 최근 PB는 고품질의 디자인을 갖췄다. 충성도 높은 고객과 데이터를 보유한 온라인 플랫폼이 만드는 PB는 기존 브랜드들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아마존, 쿠팡, 마켓컬리, 무신사, 배달의 민족 등 온라인 플랫폼 대부분이 PB 사업을 키우고 있다. 아마존은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PB와 제조사가 아마존을 위해 만든 브랜드를 포함)의 수가 450개 달한다. 쿠팡은 17개의 PB를 보유 중이며, 마켓컬리와 무신사, 배달의민족도 지금 PB 제품 수를 늘리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의 PB 출시는 유통 플랫폼에 머무르지 않고 제조사의 역할까지 하겠다는 의미다. 더욱이 온라인 플랫폼 PB는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만드는 PB보다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더욱 크다. PB의 매출이 유통업체의 충성 고객 수와 비례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만든 PB 제품이 시장에 침투하면 기존 제조사 브랜드를 위협하게 된다.

온라인 플랫폼은 제조사와 다르게 시장의 흐름에 대한 실시간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은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많이 검색하고 어떤 특징을 가진 제품이 많이 판매되는 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지금 트렌드가 가장 잘 맞는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또 온라인 플랫폼은 인기있는 제품을 빠르게 파악하고 유사한 PB를 만들어 웹사이트에 노출할 수 있다. 이미 미국 아마존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제조사, 기존 유통업체, 개인 판매자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바로 자신만의 팬을 보유하는 것이다. 브랜드의 팬은 이성의 법칙이 아니라 감정의 법칙에 지배를 받는다. 이들은 온라인 플랫폼이 아무리 저렴한 가격을 제시해도 흔들리지 않는다.

브랜드가 팬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어떤 사람들을 위한 브랜드가 될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를 알아주고, 자신의 철학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찾아서 이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또한 다른 브랜드가 제공하지 않는 독자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갖춰야 하며, 자신들이 제공하는 모든 것이 고객들의 취향과 선호에 잘 맞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의 고객과 유대도 필수다.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의류 브랜드인 파타고니아, 미국에서 가장 강한 팬덤을 보유한 트레이더 조, 적은 양의 콘텐츠만으로도 전세계적으로 팬을 만들어내고 있는 넷플릭스, 사람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주기위해 노력하는 나이키 등 강한 팬덤을 보유한 브랜드들은 모두 이런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지금 모든 브랜드에 필요한 것은 자신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팬이 얼마나 존재하는 지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자신만의 팬을 만들 수 있는 지를 고민해야 한다. 자신을 진심으로 아끼는 팬들을 찾아서 이들을 만족시키고 감동을 선사한다면, 브랜드는 자신들의 팬들과 함께 오랜 기간 생존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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