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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국에서 테슬라와 같은 스타트업이 나오려면

[칼럼] 한국에서 테슬라와 같은 스타트업이 나오려면

기사승인 2020. 11.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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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현 팝콘사(POPCORNSAR) 대표
▲김갑현 팝콘사(POPCORNSAR) 대표
지난 10월 20일, 테슬라는 미국의 한정된 고객 대상으로 완전자율주행(FSD : Full Self Driving) 기능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기능을 써 본 일부 고객들이 경험담을 각종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테슬라는 “FSD 베타 서비스는 초기 버전이고, 운전자는 거듭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면서 “최악의 경우 오류가 날 수도 있는 만큼 항상 운전대를 잡고 도로 상황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야간 교차로에서 운전자의 개입 없이 완벽하게 좌회전하는 사용 고객의 영상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FSD 베타 서비스 출시와 더불어 10월 26일부터 완전자율주행 패키지 가격을 8000달러에서 1만 달러로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테슬라 고객들의 반응은 매우 우호적이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약 435조원)은 토요타(약 244조원)와 삼성전자(약 346조원)를 넘어선 지 오래다. 이에 자동차 분야에서 테슬라는 단연 최고의 이슈다. 자동차 분야 스타트업 경영자로서 투자유치를 위한 미팅을 할 때면 “테슬라는 어떻게 하고 있어요?”란 질문을 늘 받는다. 이렇듯 각광을 받는 테슬라이지만 ‘만약 한국에서 테슬라와 비슷한 길을 걷는 스타트업이 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테슬라는 2003년에 설립됐다. 2006년 7월 첫 차량인 스포츠카 컨셉의 전기차 로드스터를 일반에 공개한 뒤, 2008년에 실제로 출시하기까지 인도 기일을 계속 늦추면서 고객의 비난을 샀다. 2008년에는 심각한 자금난에 빠져 고객들이 선입금한 돈을 소진하고 직원 월급도 주기 힘든 상황에 부딪히기도 했다. 2010년 6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였으나, 2019년까지 계속 적자였다.

자동차 판매 실적을 보면, 2019년 기준으로 테슬라는 36만8000대를 판매하였다. 1000만대 이상 판매한 폭스바겐이나 토요타와 비교가 되지 않으며, 현대·기아차의 성적(719만대)의 5%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이었다면 부채에 대한 이자 갚기도 버거운 ‘좀비기업’으로 분류되고, 이미 퇴출되었을 것이다.

나이지리아 속담에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선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한국의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자주 인용되는 말이다. 테슬라와 같은 스타트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창업자(팀)의 의지와 노력은 물론, 벤처투자업계의 자금투자, 수요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 및 제도개선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사실 한국정부의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은 전 세계적으로 보아도 매우 잘 되어있는 편이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과 반대되는 각종 규제, 작은 국내 시장 규모, 해외 레퍼런스를 먼저 요구하는 국내 수요처, 특정 분야에만 쏠리는 벤처 투자 등의 현실은 국내 스타트업에 결코 좋은 토양이라 할 수 없다.

현재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은 C.A.S.E.(커넥티드·자율주행·공유경제·전기차)라는 화두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고 한다. 자동차 산업의 격변기에 의기충천한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온 마을이 힘을 합친다면 우리도 뭔가 큰 일을 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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