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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이대로 가면 공멸…‘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살아남는 유일한 길”

이동걸 “이대로 가면 공멸…‘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살아남는 유일한 길”

기사승인 2020. 11. 1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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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과점·고용 불안 등 논란 일축
이동걸 회장 "불가피한 선택"
경영평가위 등 감시장치도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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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9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이것만이 우리가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산은의 결정으로 총수 일가 특혜 논란, 독과점 우려, 고용안정 불안 등 각종 논란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를 중심으로 한 3자 주주연합 측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정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은 국내 항공사 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불어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개입이나 국유화 우려에 대해서는 일축하는 한편 경영개선을 위한 윤리경영평가위원회 등의 제도장치도 마련해나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재 전 세계 항공운송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으로 붕괴 위기에 놓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전 세계 모든 정부가 엄청난 규모의 지원을 하고 있지만 대규모 구조조정을 계획하거나 발표하는 등 대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며 “우리 국적 항공사도 이대로 가면 공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환골탈태가 필요하고 그 조치에 일환으로 우리 항공산업의 중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러한 결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해 대한항공의 대주주인 한진칼과 총 8000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이를 두고 특혜 지원 등 각종 지적들이 끊이지 않자 이 회장이 직접 나서 논란 불식에 나선 것이다.

이 회장은 “한때 빅2가 경쟁하며 유리하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변화하는 환경에서 이는 유효하지 않다”며 “합쳐서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게 우리 국적 항공사와 운송업이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경영권 개입 및 국유화 우려의 시선들에 대해서는 조원태 회장 등 경영진의 자율적이고 전문적인 의사결정 및 경영활동은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향후 진행될 통합작업과 건전경영 감시와 관련해서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산은은 윤리경영위원회 설치 등 한진칼이 지켜야할 7대 의무사항을 마련한바있다.

이 회장은 “(이번 딜로 산은은) 지분 10% 갖는데 건전경영을 감시, 견제하는 역할이지 경영에 참여할 수도 없고 참여할 생각도 없다. 책임경영을 보장한다”며 “반면에 이 딜이 불발돼 아시아나 대규모 자금 들어가고 자본 확충시 아시아나항공은 완전 국유화된다. 더 큰 문제 야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영권 분쟁 중에 개입해 특정인의 편을 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과 KCGI 등 3자 주주연합 간 경영권 분쟁 중이다. 이 회장은 “특정인의 편을 든게 아니라 회사와 협의하다보니 회사 경영권 가진 조원태 회장과 협상한 것 뿐”이라며 “경영권 분쟁 중인 회사와 왜 이런 일을 하느냐 하는데 사실 한진칼 관련 경영권 분쟁은 네버엔딩 스토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네버엔딩 스토리가 끝날때까지 기다려야 하는가, 그 엔딩을 기다리면 두 회사 모두 망한 다음 항공산업 재편을 해야한다”며 “끝날 기미가 있으면 기다리겠지만 끝날 기미 없는 분쟁이다. 분쟁한다는 이유로 중차대한 업무를 방기하는건 국책은행으로 또 채권단으로서 책임회피라 생각했다”며 불가피한 선택이였다고 설명했다.

재벌 특혜에 대해서도 “조원태 회장 비난받는거 알지만 대한민국 산업에 재벌이 지배하지 않는 산업이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우리 경제의 가장 큰 한계이자 지난 50년간 개발금융의 결과로서 우리가 물려받은 것이 바로 재벌, 그렇다고 구조조정할 때 재벌을 제외하면 누구와 산업개편 하는가. 이건 불가피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3자 주주연합과의 대화 기회도 언제든 열려있다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강성부 대표 등 3자 연합(KCGI-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반도건설)은 협상 주체가 될 수 없는 사인이라 협상을 하지 않은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3자 연합이 생산적인 제안을 한다면 언제든지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산은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시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통합을 두고 양사 중복인력으로 구조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세부적인 통합이행 방안 마련을 위한 PMI(인수 후 통합전략) 수립시 고용유지 방안을 주요사항 중 하나로 다루겠다는 계획이다. PMI 이행실적은 경영평가위원회를 통한 대한항공 경영평가의 주요항목으로 작용할 예정이다. 또한 산은은 이같은 사안들이 잘 준수되고 이행되는지 지속적으로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산은은 이번 딜이 무산시 차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3자 주주연합인 KCGI는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정에 대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만일 법원에서 가처분 인용시 이번 거래는 무산될 수밖에 없다. 산은은 이 경우 차선의 방안을 마련해 양대 항공사의 경영 정상화 작업을 계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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