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전쟁중엔 장수 안바꿔”…진옥동·권광석·지성규 연임 무게

“전쟁중엔 장수 안바꿔”…진옥동·권광석·지성규 연임 무게

기사승인 2020. 11. 27.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코로나 엎친 데 라임사태 덮쳐
세 은행 모두 3분기 실적 선방
변화보다는 안정 택할 가능성
clip20201126172603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시작으로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 등 국내 5대 은행 중 3곳의 사령탑의 임기가 만료된다. 앞서 허인 KB국민은행장이 3연임에 성공하며 은행장 연임 테이프를 끊은 만큼, 이들 은행장도 연임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잇단 사모펀드 사태로 은행 경영환경이 크게 위축됐음에도, 상당한 경영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경우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은행의 신뢰를 회복하고 조직 재정비에 집중하라는 차원에서 1년 임기를 받았다. 2년 임기를 마친 진 행장과 지 행장보다는 연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이들 은행도 변화보다는 안정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위축과 금리 인하 사이클은 은행 경영환경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내달 31일 임기가 끝난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그룹은 내달 중순 자회사 경영관리 위원회를 열어 진 행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도 내년 3월 주주총회 전 임기가 만료된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내년 초 이들의 거취를 결정한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무난하게 연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은 통상 자회사 대표이사의 임기를 1년 단위로 연장하고 있는데, 신한은행을 무리없이 잘 이끌어온 진 행장 역시 연임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진 행장은 임기 동안 상당한 체질 개선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대평가와 상품판매 중심의 성과 평가 등 과당 경쟁으로 문제가 됐던 평가 체계를 고객 중심의 경쟁 패러다임으로 바꿨다. 또한 디지털기업으로 변신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진행해, 디지털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오랜 기간 일본 법인장을 지내는 등 국제통으로서의 역량을 발휘해 글로벌 사업전략 역시 다변화했다.

지성규 행장도 전임 행장인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이 한 차례 연임을 했던 만큼 연임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에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임기도 종료된다. 그룹 회장과 은행장이 동시에 교체되는 부담은 없앨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 행장 역시 디지털금융 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냈다. 라인 등 선도적인 ICT 기업과 손잡고 신남방 지역 공략을 강화했다. 또한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해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한 신사업 기회도 발굴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진옥동 행장의 경우 그룹 내에서 상당한 입지를 다져놓은 데다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며 “특히 진 행장과 경쟁할 만한 인사가 아직은 없다는 분석이 많아 연임에 힘이 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함 부회장 등 전임 행장도 연임을 한 데다 지성규 행장도 글로벌과 디지털 영역에서 성과를 보여준 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올해 3월 우리은행 사령탑을 맡은 권 행장은 DLF로 흔들렸던 조직을 재정비하는 데 온힘을 기울였다. 이 때문에 연초 금융당국의 제재로 어수선했던 은행 분위기가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권 행장은 또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고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 디지털금융 조직을 강화하는 등 체질 변화에 집중했다.

이에 더해 이들 은행장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나름 선방한 실적을 내놨다. 세 은행 모두 지난해보다 줄어든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대규모 코로나19 충당금을 쌓은 데다 각종 사모펀드 사태로 비이자 부문 영업이 크게 악화된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성적표다.

금융권 관계자는 “권 행장은 1년 만에 교체될 경우 되레 그룹 지배구조에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위해 이들 행장 체제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