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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최초 백신 접종 시작에도 거부감 여전...백신 안 맞으려는 이유는?

영국 최초 백신 접종 시작에도 거부감 여전...백신 안 맞으려는 이유는?

기사승인 2020. 12. 0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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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rus Outbreak Britain <YONHAP NO-1217> (AP)
영국이 8일(현지시간) 세계 첫 대규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사진=AP 연합
아시아투데이 선미리 기자·하이델베르크 서주령 통신원·부다페스트 김채은 통신원 = 영국이 8일(현지시간)부터 세계 처음으로 대규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을 승인한 지 일주일 만에 이례적인 속도로 접종을 추진하는 것이다. 각국이 백신 접종 속도전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백신의 효능을 둘러싼 의문은 여전한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5일 영국 수도 런던 중심부에서 수백 명의 시민들이 모여 코로나19 봉쇄 조치와 백신 접종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한 시민은 “코로나 회복률이 99%가 넘는데 왜 백신이 필요한가?”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항의하기도 했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 오피니엄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 국민 35% 이상이 백신 접종이 가능해져도 맞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백신 접종을 꺼리는 이유로 안전성과 효능,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꼽았다.

독일에서도 국민 4명 가운데 1명은 “백신이 나와도 절대 접종을 맞지 않겠다”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특히 백신 승인 절차가 유례없는 속도로 진행되면서 안전성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답변이 두드러졌다. 제약회사들이 발생 가능한 부작용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전달하지 않았으며, ‘희귀하고 심각한 부작용’에 대한 정보가 누락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크리스티안 보그단 에어랑엔 대학병원 면역학 및 위생 연구소 소장은 백신 접종 이후 부작용에 대한 장기적 관찰 과정이 없었다고 지적하며 백신 승인 이후에도 임상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건강한 어린이는 코로나19 사망률이 매우 낮고 기대수명이 길어 백신 접종을 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독일의 질병관리본부에 해당하는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RKI)의 상설 예방 접종 위원회도 기본적으로 예방접종 여부는 ‘백신으로 인한 위험’과 ‘백신 효과’에 대한 비교평가를 기반으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노인이 코로나19로 사망할 확률이 20%라고 했을 때 예방 접종으로 인해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5만 분의 1 이하일 경우에만 접종을 진행하는 것이다.

아울러 헝가리 정부는 유럽연합(EU)의 검토를 거치지 않고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의 접종을 추진하고 있어 국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EU 회원국들은 백신 상용화를 위해선 반드시 유럽의약품기구(EMA)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헝가리 정부는 “비상시에는 무허가 백신도 일시적인 수입 및 배포가 가능하다”는 조항을 근거로 반박했다. 설문조사기관 오피니오(Opinio)에 따르면 설문에 참가한 헝가리 국민의 절반 이상이 “러시아 백신은 절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러시아 백신에 긍정적으로 답한 응답자는 7%에 불과했다.

전날 인도네시아에 대량으로 제공된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안전성 우려도 나온다. 중국에서 시험 접종을 했다면서도 구체적인 결과는 발표되지 않고 있고, 인도네시아의 경우 반둥에서 진행하고 있는 3상 시험이 끝나려면 보름 이상이 더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백신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7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강요하는 것보다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사람들에게 데이터와 혜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훨씬 좋다”고 말했다. 또 WHO 측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됐더라도 효능 개선을 위해 연구는 계속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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