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국 수도 베이징의 코리아타운인 차오양(朝陽)구 왕징(望京)은 어수선하다. 일부 중국 언론에서는 마치 전시 상태라도 되는 양 보도를 하고 있다. 전혀 근거가 없지는 않다. 이번 달 중순 이후 속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진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왕징에 거주하는 한국인을 비롯한 주민 30만여명을 대상으로 26∼27일 전수 검사가 진행되는 것은 결코 괜한 게 아닌 것이다.
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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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심상치 않은데도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 그의 배짱에 놀란 듯 수로의 물에 비친 달이 유난히 작아 보인다./베이징=홍순도 특파원.
주민들 역시 갑작스런 확진자의 속출과 전수 검사 실시, 통제 강화 등이 잇따르는 상황에 몹시 당황하고 있다. 하지만 태산이 무너져도 당황하지 않는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아니나 다를까, 다른 주민들은 전수 검사를 받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26일 오후 왕징의 인공 수로 변에서 이런 사람이 발견됐다. 코로나19는 나와는 무관하다는 듯 지저분하기로 유명한 수로에서 낚시 삼매경에 빠진 채 세월을 낚고 있었던 것. 놀랍게 피라미이기는 했어도 물고기 역시 몇 마리 건져올렸다. 당연히 먹을 수는 없기는 하지만 말이다.
아무려나 전시 상태에 가까운 상황에서 낚시를 즐기고 있는 강태공의 멘탈은 정말 대단하지 않을까 싶다. 그의 배짱에 놀랐는지 수로에 비친 달도 혀를 내두르면서 모로 기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