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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신동빈 ‘뉴롯데’ 위한 호텔롯데 상장, ‘롯데렌탈’로 물꼬 트나

[마켓파워] 신동빈 ‘뉴롯데’ 위한 호텔롯데 상장, ‘롯데렌탈’로 물꼬 트나

기사승인 2021. 01.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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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뉴롯데' 밑그림 그리기
지분 42% 보유한 알짜 계열사
수익 꾸준·기업가치 동반상승
호텔롯데 상장 앞당겨줄 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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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의 ‘뉴롯데’가 올해 완성될 수 있을까. 신 회장은 지주사 전환을 계기로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일본 계열 자본의 지분을 줄인 ‘뉴롯데’의 밑그림을 그렸다. ‘뉴롯데’ 전환의 마지막 단계는 호텔롯데를 상장시켜 일본계열 자본의 롯데지주 지배력을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호텔롯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여파로 4000억원대 영업손실까지 기록한 터라 당분간은 상장이 녹록지 않다.

신 회장은 ‘롯데렌탈 상장’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롯데렌탈을 지렛대 삼아 호텔롯데 몸값을 올리는 것이다. 롯데렌탈은 현재 호텔롯데가 42% 지분으로 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현재 연매출을 2조원 가까이 올리고 있고, 친환경 트렌드에 ‘공유경제’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기업가치는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롯데 입장에서는 대외적 본업 영업환경 악화에도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는 ‘효자’ 계열사 상장으로 기업가치를 함께 끌어올릴 수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새로 부임한 김현수 사장은 롯데그룹 내 ‘재무통’이라, 사장 교체로 롯데그룹 차원에서 롯데렌탈에 상장을 앞당기라는 ‘특명’을 내렸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김 사장은 취임 이후 사업구조 재편으로 수익성 극대화 등을 꾀하고 있다. 만약 상반기 중에 롯데렌탈 상장이 완료되고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 호텔롯데 상장과 롯데그룹 전반의 지배구조 개편 시기도 앞당길 수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이 이달 중에 증시 상장을 위한 주관사를 선정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증권업계 관계자들을 모아 상장 가능성을 타진하는 회의를 연 이후, 연말 주요 증권사들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낸 상황이다.

김현수 롯데렌탈 사장은 지난해 8월 롯데그룹의 대대적 인적 쇄신 이후 취임해 사업구조 재편 등으로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경쟁력이 높은 장기렌탈·렌터카 사업을 핵심으로 두고, 생활용품 렌탈 등의 사업은 정리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롯데렌탈은 지난 2019년 매출 2조730억원, 영업이익 1305억원을 거뒀고, 지난해 3분기까지도 매출 1조7266억원, 영업이익 1294억원을 내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렌탈은 전신인 KT렌탈 시절에도 상장을 추진했던 만큼 재무구조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상장에 무리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매출 비중의 62% 가량을 차지하는 렌터카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2.4% 수준으로 업계 1위다. 렌터카 업계 2위 SK렌터카의 시가총액이 4900억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롯데렌탈의 가치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주력 사업인 렌터카 시장에서 회사의 입지가 확실하고, 최근 성장성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은 확보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롯데렌탈 상장은 신동빈 회장의 ‘뉴롯데’를 완성시킬 호텔롯데 상장의 지렛대가 될 수 있다. 롯데렌탈은 호텔롯데가 지분 42%를 보유한 회사로, 상장 이후 가치가 높아지면 호텔롯데 기업가치도 상승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롯데는 지주사 전환을 마치고 이후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는 등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해왔다. 신동빈 회장은 호텔롯데를 상장시켜 일본 자본의 지배력을 낮추고, 본인과 롯데지주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구상해왔다. 현재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계열에서 지분 99.28%를 보유하고 있다. 또 호텔롯데가 롯데지주의 지분을 11% 보유하고 있어 지주 밖에서 지주 지분을 갖고 있는 ‘옥상옥’ 구조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호텔롯데가 상장하면 주주구성이 다양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일본 주주들의 지분율을 낮출수 있다. 하지만 상장 계획은 대외 환경에 의해 번번이 좌절됐다. 2016년에는 검찰수사, 2018년에는 중국 사드(THAAD) 보복, 2019년에는 국정농단 관련 오너리스크,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 4632억원을 내면서 부진했다.

이 때문에 꾸준히 호실적을 내는데다 성장 가능성도 높은 롯데렌탈 상장은 불투명한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묘수가 될 수 있다. 또 롯데렌탈 상장 이후 시장 자금이 유입되면 호텔롯데 재무구조 개선 등도 꾀할 수 있다.

다만 롯데지주 관계자는 “호텔롯데는 현재 어쩔 수 없는 대외적 환경(코로나19 등)으로 수익성 악화 등을 겪고 있기 때문에 상장 시점은 미지수”라고 밝혔다. 또 “롯데렌탈은 현재 상장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아직 시작단계기 때문에 평가는 이르다”고 밝혔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상장 관련해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며 “다만 유의미한 실적 성장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시장에서 여러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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