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취재뒷담화] ‘공매도’ 질문엔 ‘입 다문’ 자본시장 리더들

[취재뒷담화] ‘공매도’ 질문엔 ‘입 다문’ 자본시장 리더들

기사승인 2021. 01. 14. 17:5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어떻게 개인 투자자를 설득할 수 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질문’은 있었지만 속시원한 ‘답’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14일 오후 한국거래소가 금융투자협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코스피 3000 돌파 기념 자본시장 CEO’ 좌담회는 ‘앙꼬없는 찐빵’을 먹는 기분이었습니다. 최근 증시에선 오는 3월 15일 공매도 재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지만, 좌담회에선 관련 논의가 쏙 빠졌기 때문이죠.

좌담회에 참석한 업계 대표들은 개인투자자의 폭발적 자금 유입이 증시를 끌어올렸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공매도’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이유죠.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으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자 정부는 개인투자자에게 불리한 공매도를 두 차례에 걸쳐 금지했고, 막대한 가계 자금이 증시로 유입됐습니다.

좋은 약도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 빚을 내면서까지 투자하는 개인투자 열풍에 지나친 ‘과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전과 달리 일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증시 거품이 더 커지기 전에 공매도 재개를 무한정 늦출 수 없다는 견해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도 강합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팔았다가, 예상대로 주가가 내려가면 다시 사들여 갚는 매매거래 방식입니다. 과열된 종목의 가격을 조정하고 거래가 없는 종목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순기능이 있습니다. 다만 공매도 금지 이전 이득을 본 건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기관·외국인이었기에 개인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왔죠.

공매도 재개가 임박해지자 찬반논란은 거세지고 있습니다. 금융위에선 최근 두 차례 재개 방침을 못 박았지만, 불길은 더 활활 타오르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시선은 자본시장을 이끄는 리더들의 ‘입’으로 향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날 좌담회에서도 공매도 이슈가 거론될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주제발표 뒤 이어진 토론에선 코로나19로 언론사에 사전 질의를 취합해 공통 핵심 주제 3가지에 대해서 업계 대표들이 견해를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공매도와 관련된 질문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말미에 객석에서 추가 질문이 나왔지만, 사회를 본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은 “공매도는 개헌 이슈처럼 다 빨아들이는 이슈”라며 “앞으로 더 기회가 있을 것이며 짧은 시간 내 대화를 나눌 때 불필요한 비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좌담회는 끝이 났습니다.

물론, 주식 시장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은 만큼, 시장의 혼란을 줄 수 있기에 신중한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었겠죠. 그러나 시장의 혼란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선 리더들이 눈치를 보기보다 ‘욕 먹을 각오를 하고서라도 할 말을 해야 하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 아닐까요. 금융 선진국들은 거의 예외 없이 공매도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공매도 재개를 놓고 불필요한 논란을 빚기 보다 개인을 보호하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야 할 때입니다.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댓글
기사 의견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