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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재판!] 평가기준 변경 공표 없이 전담여행사 갱신 취소…대법 “위법한 처분”

[오늘, 이 재판!] 평가기준 변경 공표 없이 전담여행사 갱신 취소…대법 “위법한 처분”

기사승인 2021. 01. 1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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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변경된 처분 기분 따른 갱신 거부, 중대한 공익적 필요 인정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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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중국 관광객 전담여행사 지정을 위한 평가 기준을 바꾼 뒤 이를 여행사 측에 공표하지 않고 적용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행정청이 사전공표 의무를 위반하고 새로운 기준을 적용한 처분을 내렸다면 그 사정만으로 곧바로 처분을 취소할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만일 해당 처분이 상위법령의 규정이나 신뢰보호의 원칙 등과 같은 법의 일반원칙을 위반했거나 합리적이지 않다는 구체적 사정이 있다면 처분을 위법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A여행사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을 상대로 낸 중국전담여행사 지정취소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문체부는 1998년 중국 단체관광객을 유치하는 전담 여행사 시행지침을 제정하고 2013년 5월 2년에 1회 재심사를 통해 전담여행사 지위를 갱신하는 ‘전담여행사 갱신제’를 도입했다. 당시 문체부는 각 평가영역·항목·지표에 따른 점수의 합계가 75점 이상인 경우 전담여행사 지위를 갱신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하지만 이후 문체부는 일부 전담여행사에서 무자격 가이드를 고용하는 등의 위반행위가 늘어나자 이에 대한 제재를 높이는 차원에서 2016년 3월 평가기준 일부를 변경했다. 변경된 기준에 따르면 문체부는 평가기준 점수가 70점 미만이거나, 70점 이상 업체 중에서도 위반행위에 의한 행정처분으로 6점 이상이 감점된 업체에 대해서는 전담여행사 지위를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

A사는 2016년 갱신 기준 점수에서 77점을 받아 재지정을 통보받았다. 하지만 문체부는 재지정을 통보한 다음 날 A사가 무자격가이드 고용과 무단이탈보고 불이행 등 위반사항으로 행정처분을 받아 감점이 8점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재지정을 직권으로 취소했다. 이에 A사는 감점 기준이 새롭게 도입된 것을 알지 못했다며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문체부는 6점 이상 감점된 업체에 대해 지정취소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평가 기준을 마련하면서 이를 사전에 공표하지 않았다”며 “A사는 총점 기준만 충족하면 재지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신설 기준으로 지정취소를 받게 됐다”고 재지정 취소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2심은 “평가기준을 변경하는 것은 행정청에게 허용된 재량 범위 내에 있고, 갱신제 평가기준을 사전에 공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문체부의 처분이 자의적 권한행사라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다시 뒤집었다. 재판부는 “사후적으로 변경된 처분 기준에 따라 갱신 거부라는 추가 제재를 가하는 것은 위반 행위 시점의 법령이나 기준에 따라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원칙에 위배된다”며 “전담여행사를 현저하게 감축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인정되거나, 관계 법령이 제·개정됐다는 등 특별한 사정도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행정절차법 20조 1항을 위반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은 행정절차법상 처분기준 사전공표 의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파기환송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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