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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팬이 쓴 힙합 연대기 ‘힙합 네이션’

힙합 팬이 쓴 힙합 연대기 ‘힙합 네이션’

기사승인 2021. 01. 2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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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쓸 음악' 힙합의 매력과 변천사 담아
힙합네이션
전형적인 X세대이자 80~90년대 팝음악에 대한 조예가 남다른 힙합 팬이 쓴 힙합 연대기 ‘힙합 네이션’이 출간됐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미디어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저자 이지윤 씨는 학창 시절 조악하게 복사된 빌보드차트를 달달 외어 가며 주한미군방송을 섭렵하고 30여 년 동안 무수한 LP레코드와 CD컬렉션을 사 모았다.

80년대 말과 90년대 중반 힙합이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 미국에서 힙합을 처음 접하고 ‘이 몹쓸 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안 되겠다고 걱정하던 때를 떠올리며 저자는 비전문인의 시선으로 힙합 이야기를 풀어낸다.

힙합의 탄생부터 힙합에 관한 많은 편견과 논란, 스캔들, 그리고 황금기까지 수많은 변천사를 알려준다.

저자는 미국 대중문화, 특히 힙합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으로 방대한 이야기 거리를 수집했고 그 과정을 통해 문화와 언어의 상관관계도 흥미롭게 풀어낸다. 또 힙합이 젊은 세대들로부터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기성세대들에겐 눈살 찌푸리는 대상이 된 이유를 객관적이면서도 체험적으로 묘사한다.

미국 동부와 서부로 양분된 힙합 트렌드의 ‘디스(diss)’ 전쟁과 이에 얽힌 무용담을 비롯해 갱스터 랩의 탄생과 몰락까지 힙합계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연대별로 정리했다.

저자는 힙합이 ‘몹쓸 음악’으로 불리는 이유에 관해 설명하면서도, 힙합이 가진 본질적인 음악적 요소와 젊음의 해방구 역할이 수십 년에 걸쳐 생명력을 유지해온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더 나아가 저자는 힙합이 한국에서 사랑받는 음악 장르로 자리 잡은 것을 힙합의 본고장 미국의 현상과 비교하면서 한국 힙합이 K-팝 못지않게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는 싸이에 이어 방탄소년단(BTS)이 한국어 가사로 빌보드 최상위권까지 진입한 것처럼 K-힙합의 저력을 예견한다.

저자는 힙합의 매력에 관해 이같이 말한다. “기껏해야 80bpm에서 90bpm의 그리 빠르지 않은 비트지만 힙합은 듣는 순간 어떤 이라도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게 만든다. 그저 첫 비트부터 내면의 흥을 일으키는 것이 힙합이고 우리는 그 강력하고도 중독적인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

또한 루이 암스트롱이 재즈에 대해 표현한 말에 힙합 장르를 대입해 이렇게 표현한다. “누군가가 ‘그렇게 저속하고 음악성도 없어 보이는 힙합에 왜 그리 열광하느냐’고 물어오면 말이다. “If you’d have to ask, you will never know” “그것을 꼭 물어봐야 알 것 같으면, 당신은 평생 모를 것입니다”라고.”(248쪽)

저자는 연세대 신문방송학과와 보스턴대 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했다. 아리랑국제방송 보도팀장, 주한 미국 대사관 선임전문위원을 역임했다.

루비박스. 264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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