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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M&A 공식화…가야할 길 계속 간다

삼성전자, 반도체 M&A 공식화…가야할 길 계속 간다

기사승인 2021. 01. 2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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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검토…M&A 많은 준비 된 상태"
향후 3년 대규모 시설투자 추진
"美 공장증설은 결정된 것 없어"
연배당 9조8000억원으로 늘려
삼성전자 시설투자 규모 추이
“제가 처한 상황과 관계없이 삼성은 가야 할 길을 계속 가야 한다. 이미 국민들께 드린 약속들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투자와 고용 창출이라는 기업의 본분에도 충실해야 한다. 나아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삼성으로 거듭나야 한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기업 인수합병(M&A)을 비롯한 대규모 시설투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에 적극 나서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옥중에서 전한 당부를 실천해 나갈 전망이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 18일 구속 수감된 이 회장이은 수감 9일 만에 삼성 전 계열사 임직원에게 투자와 고용에 나서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로 그간 멈춰있었던 M&A에 나서겠다고 선언해 머지않아 시스템 반도체나 파운드리 분야 M&A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 M&A를 단행하다면 반도체 초격차를 유지하며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 달성에 한 발작 다가가게 된다. 또 총수 부재 위기 상황 속에서도 꿋꿋이 가야할 길을 간다는 상징성이 큰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어서 삼성전자의 M&A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CFO)은 28일 4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기존 산업에서 시장 주도적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신규 산업에서도 지속성장 기반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보유한 재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략적으로 시설투자를 확대하고,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2017년 2월 오디오전문 기업 하만을 9조 3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M&A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사장은 지난 주주환원정책 기간(2018∼2020년) 동안 의미있는 규모의 M&A가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 3년 동안 지속적으로 M&A 대상을 매우 신중히 검토해왔으며, 이에 따라 많은 준비가 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대내외 불확실 상황으로 실행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지금까지 준비해온 것을 토대로 이번 (주주환원) 정책기간 내에 의미있는 규모의 M&A를 실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는 그간 삼성전자가 100조원이 넘는 실탄이 있음에도 M&A에 나서지 않는 것은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 때문이라고 관측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기준 순현금은 총 104조원에 달한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해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와중에도 삼성전자는 유독 조용했다. 지난해 엔비디아, AMD,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막대한 자금을 들여 각각 ARM, 자일링스, 인텔 낸드사업부 등 유망 기업들을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구체적인 M&A 시기나 업종 등을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이 오랜동안 지속적으로 M&A 대상을 검토했고, 많은 준비가 된 상태라고 말한 점에서 조만간 M&A가 이뤄질 것이며 그 대상이 반도체 관련 기업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 달성을 위해 시스템 반도체나 파운드리 분야의 유망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이 지배적다.

또 삼성전자는 이날 “향후 3년 간 전략적 시설투자를 확대하겠다”고 하며 대규모 투자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총 38조5000억원의 시설투자를 단행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더 공격적인 규모가 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 평택 P3라인, 미국 오스틴 공장 증설 등에 대한 계획을 삼성전자가 곧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 경쟁사인 대만의 TSMC가 올해 최대 30조원이 넘는 막대한 투자를 예고해 삼성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미국내 반도체 공장 신규 투자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부사장은 “파운드리 사업 특성상 고객 수요에 신속한 대응을 위해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것은 상시적으로 검토하는 일”이라며 “기흥·화성·평택, 미국 오스틴 등 전 지역을 대상으로 사이트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올해부터 2023년까지 시행할 사상 최대 규모의 현금 배당 정책도 내놨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2023년까지 정규 배당 규모를 기존 연간 9조6000억원에서 9조8000억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 2018년∼2020년 주주환원 정책에서 발생한 잔여 재원으로 특별 배당을 포함해 총 13조원에 달하는 배당을 결정했다.

이 외에 삼성전자는 이날 평소 이 부회장이 강조한 사회적 가치 재고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회사의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전사 차원 협의기구인 지속가능경영협의회를 CFO 주관으로 격상해, 경영 전반의 의사 결정 과정에 지속가능경영을 더 높은 순위로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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