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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개미’들의 반란, 초대박 속 위험성은...‘동학개미’와 ‘서학개미’의 차이는

미 ‘개미’들의 반란, 초대박 속 위험성은...‘동학개미’와 ‘서학개미’의 차이는

기사승인 2021. 02. 0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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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톱 '대박'으로 직장 사직 미 개미
로빈후드 개미, 헤지펀드 공매도 공동대응
공매도 일부 헤지펀드 자산 반 토막
개미, 고수익률·고위험 투자...독특한 소통문화 주목
Gamestop Stock Surge
최근 미국 비디오게임 유통 체인 게임스톱 주식의 폭등으로 일부 미국 개미 투자자의 삶과 헤지펀드들의 운명이 갈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 일리노이주 버논힐스의 게임스톱 모습./사진=AP=연합뉴스
최근 미국 비디오게임 유통 체인 게임스톱 주식의 폭등으로 일부 미국 개미 투자자의 삶과 헤지펀드들의 운명이 갈리고 있다.

게임스톱 주식이 지난주 1월 초 대비 1700% 급등하면서 일부 개미 투자자는 직장을 그만두기도 하고, 큰 손해를 입은 헤지펀드들은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됐던 공매도(Short selling) 관행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에 들어갔다.

◇ 게임스톱 주식 ‘대박’으로 직장 그만두는 미 개미 투자자...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 이용자, 헤지펀드 대응

미주리주의 한 배터리 매장에서 일하는 가장 밴오버는 직장을 그만두기로 했다. 밴오버는 직장 동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2주간 자가격리 중인데 격리 기간이 끝나도 직장에 복귀하지 않고 집에서 주식 투자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CNN방송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전했다.

밴오버가 투자한 게임스톱 주가가 폭등함에 따라 수수료 공짜 증권 애플리케이션 ‘로빈후드’ 계좌에 100만달러 이상이 표시됐는데 이 액수는 그의 연봉 3만5000달러의 28배가 넘는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WSB)’에 자신의 생각을 게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해왔고, 직장을 그만두고 이를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밴오버는 여전히 게임스톱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그를 비롯해 일부 게임스톱 주식 보유자들은 2월 1일부터 시작되는 주에 ‘익절(이익을 보고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10세 미국 흑인 소년은 2019년 12월 어머니로부터 선물로 받은 게임스톱 주식 10주가 당시 61.9달러에서 지난주 3200달러로 5000%의 수익률을 기록하자 ‘익절’했다. 이 가운데 2200달러는 저축하고, 1000달러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온라인 비디오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31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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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수수료 공짜 증권 애플리케이션 ‘로빈후드’ 캡처.
◇ 공매도 일부 헤지펀드 자산 반 토막...공매도 관행 변화 여부 주목

게임스톱 주가 폭등은 시트론 리서치의 앤드루 레프트 대표가 지난달 19일 트위터를 통해 게임스톱 주식 폭락을 예고하면서 공매도 사실을 밝히자 로빈후드 개미들이 결집해 조직적으로 매수에 나서면서 이뤄졌다.

결국 레프트 대표는 지난달 29일 유튜브와 트위터를 통해 “시트론 리서치는 공매도 리서치를 중단한다. 더는 공매도 리포트를 발간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항복 선언을 했다.

게임스톱 공매도에 나섰던 헤지펀드들의 자산이 반 토막 나면서 이들의 공매도 관행에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가격이 떨어진 뒤 매수해서 갚는 방식의 투자 기법이다. 이번 경우 게임스톱의 주가가 1700% 상승하면서 공매도에 나섰던 헤지펀드가 막대한 손해를 입은 것이다.

게임스톱 공매도에 베팅한 멜빈 캐피털은 지난해 초 125억달러에 달했던 자산이 80억달러로 53% 축소됐고, 결국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전했다.

아울러 메이플레인 캐피털도 1월 한 달간 45%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 로빈후드 개미 열풍과 코로나19...재택 시간 많아지고 지출 준 상황서 정부 현금 지원으로 개인 투자 환경 조성

로빈후드의 개미 열풍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과 관련이 깊다. 집에서 지내면서 지출이 줄고, 시간이 많아진 개인들이 로빈후드 등 수수료 공짜 앱을 통해 손쉽게 투자를 할 수 있게 된 상황에서 연방과 주정부의 현금 지원 등 여유 자금까지 생기면서 주식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는 분석이다.

민간기업 직원들의 자금 관리를 돕는 리퀴드스탁의 창립 파트너 그렉 마틴은 CNN에 “이 중 일부는 코로나19 현상”이라며 “사람들이 집에서 지내면서 지출을 훨씬 줄이면서 더 많은 저축과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고, 로빈후드가 거래에서 모든 마찰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낮은 수익률 환경에서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펀드에 투자할 수 있지만 이는 지루하다”며 “그래서 사람들이 단타 매매자(Day trader)들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수익률 커지만 위험성도 큰 개미 투자...그들만의 ‘밈’과 어법으로 소통하는 개미들

역으로 생각하면 개미들의 주식투자가 수익률이 높을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성도 크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실제 오마르(23)라는 대학생은 6000달러를 ‘비욘드 미트’ 주식에 투자했다가 모두 날리고, 임시 가정교사로 번 돈과 정부의 코로나19 지원금, 그리고 학자금 대출금 일부를 끌어모아 2만2000달러를 로빈후드 계좌에 넣었는데 다시 무일푼이 됐다고 지난해 8월 말했다고 CNN이 전했다.

오마르는 보유 주식의 가격이 하락해도 ‘손절’하지 않고 계속 보유해 결국 큰 손해를 봤는데 이처럼 극도의 손실이나 이득을 취한 뒤에도 주식을 팔지 않고 보유하는 개인 투자자는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개미들 사이에서 ‘다이아몬드 손’이라고 불린다고 CNN은 전했다.

아울러 한 주식에만 투자하는 개인을 ‘단 한번만 산다’는 의미로 욜로(YOLO·You Only Live Once)로 부르는 등 월스트리트베츠 사용자들은 그들만의 밈(짤)들과 어법으로 소통한다고 CNN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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