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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105층 마천루 꿈 버리고 2조 실탄 얻을까… ‘GBC 딜레마’

현대차, 105층 마천루 꿈 버리고 2조 실탄 얻을까… ‘GBC 딜레마’

기사승인 2021. 02.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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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만 3조7000억원 달해
원안 바꿔 50층 3개동 '고심'
5년내 전기차 23종 출시 미션
현대차·기아 90조 확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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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원안대로 105층으로 지을 지, 층고를 낮춰 여러 동으로 쪼개어 추진할 지를 놓고 장고 중이다. 국내 최고 높이로 추진해 서울 강남의 새 랜드마크가 돼 달라는 기대와 천문학적 투자를 앞둔 시점에서 ‘마천루의 저주’, ‘승자의 저주’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 사이에서의 고민이다. 전문가들은 어느 사업 하나 확실한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금이 분산되는 데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3조7000억원이 들어가는 105층 설계안을 50층 3개동으로 바꿀 시 최대 2조원 규모 비용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 GBC 착공신고필증을 받은 이후 9개월째 기초 터파기 공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로선 105층을 선택할 수도, 50층 3개 동으로 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원안대로라면 GBC는 105층 국내 최고층으로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지어진다. 2014년 한전으로부터 10조5500억원에 사들인 토지의 매입대금은 현대차가 55%, 현대모비스가 25%, 기아가 20% 비율로 나눠 부담했다.

그런 GBC를 놓고 최근 50층짜리 3개동, 또는 70층으로 층고를 낮출 것이란 관측과 보도가 계속 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설계변경 검토는 맞지만 확정된 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최근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새 일자리 125만개, 268조원 경제효과가 기대되는 강남구민 염원이 달린 대형 프로젝트를 원안대로 추진해 달라”며 정의선 회장에게 면담까지 공개적으로 요청한 상태이지만, 아직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고민은 투입 될 약 3조7000억원 규모 공사비다. 팬데믹과 미래차 패러다임 변화가 가져 올 충격파와 실적 방향성에 대한 예측이 쉽지 않은 상태에서 조단위 공사비는 재무적 부담일 수 밖에 없어서다.

실제로 그룹은 지난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대규모 유동성 확보를 재무 과제로 놓고 집중해 왔다. 2019년 말 8조6819억원이던 현대차의 현금·현금성자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2조3069억원으로, 또 4조2687억원이던 기아는 10조3950억원으로 늘렸다. 재무적 안정을 바탕으로 대규모 투자까지 나서야 하지만 지난해 현대차 연결 영업이익은 2조7813억원으로 전년대비 22.9% 쪼그라들었다.

현대차그룹은 사활을 걸고 미래차 전쟁을 준비 중이다. 올해부터 약 4~5년새 시장 판도가 뒤바뀌고 승자 윤곽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2025년까지 투자 계획은 현대차가 61조1000억원, 기아가 29조원에 달하고 현대모비스도 18조원을 쏟아 붓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2025년까지 총 23종의 전기차를 출시해야 하고 수소전기차는 2030년까지 50만대 규모 생산체제를 구축해야 하는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그림까지 더해지면 성패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 가중된다.

글로벌 IT기업들이 대거 달려들고 있는 자율주행차에 대해선 올해 말부터 로보택시 상용화 전략을 마련해 2022년까지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날으는 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는 2026년 화물용을 시작으로, 2028년 완전 전동화 모델, 2030년 인접 도시간 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너무 많은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 다 감당할 수 있을 지 우려하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박사는 “현대차그룹의 사업 범위가 너무 넓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UAM이나 수소차는 상당기간 적자가 예상되고, 미래차사업 대부분 공급망과 부품사 같은 생태계가 따라와야 하는 일이라 현대차가 성패를 장담할 수 없는 영역”이라면서 “자율주행이나 로봇사업 역시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여전히 뒤쳐져 있다”고 진단 했다.

GBC타워 관련, 이 박사는 “건설과 철강 계열사가 있어 복잡한 계산이 있겠지만, 결국 자원을 분산시키는 일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고 당장 생산적이지 않은 곳에 동원했다가 그 많은 사업이 하나도 성공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해선 안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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