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취재뒷담화] 승객수 감소에도…항공업계,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나서는 이유는?

[취재뒷담화] 승객수 감소에도…항공업계,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나서는 이유는?

기사승인 2021. 02. 03. 18:0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LCC 이어 대형항공사도 뛰어들어
탑승객 수 줄어들지만 수익개선 '절박'
대한항공 보잉787-9
LCC에 이어 업계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도 오는 27일 무착륙 국제선관광비행을 추진한다. /제공=대한항공
면세품 구매가 가능한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의 생존 돌파구 중 하나로 떠올랐습니다. 지난해 12월 목적지 없는 국제관광비행이 시작된 이후 저비용항공사(LCC)는 물론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까지 관련 상품을 선보였죠. 그간 시장을 지켜보던 업계 1위 대한항공도 오는 27일 일본 상공을 비행하고 돌아오는 국제선 관광비행 운항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은 출국 후 다른 나라 영공까지 선회비행을 하고 착륙과 입국 없이 출국 공항으로 재입국하는 새로운 형태의 여행을 말합니다. 해외여행 기분을 내면서 면세 쇼핑까지 가능해 코로나19로 억눌린 여행 수요를 흡수할 신선한 아이디어로 눈길을 모았죠. 한 홈쇼핑에서는 무착륙 관광비행과 기내 콘서트를 결합한 상품까지 내놓았을 정도입니다.

최근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상품이 잇달아 나와서일까요? 소비자들의 관심도는 점차 떨어지는 모습입니다. 지난 1월 평균 탑승률은 75.2%로 12월(49%)보다 높아졌지만, 탑승객 수는 12월 1520명보다 오히려 20%가량 줄어든 1212명에 그쳤지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좌석 띄어앉기로 공급 좌석 자체가 줄어들어 탑승률이 올라간 ‘착시’가 발생한 셈입니다. 면세쇼핑객들을 겨냥한 상품인 만큼 운임과 면세품 할인율에 따라 모객이나 예약률이 좌우되는데, 항공권 가격에 비해 면세점 이용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제한적이어서 인기가 점차 시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움직임과 달리 ‘생존’이 달린 항공사들의 경쟁은 치열하기만 합니다. 주말 운항의 경우 추첨을 통해 선정했을 정도지요. 관련 상품도 늘어난 것도 이를 방증합니다. 국제관광비행 1차 운항기간(12월12일~1월 2일)에 총 16편, 2차(1월9~31일)에 12편이 운항한 것에 비해, 이번 3차 운항기간(2월 1~28일)에는 23편의 항공편이 국토부 허가를 받았지요. 물론 예약 상황이나 코로나19 재확산 등을 고려해 23편이 모두 운항할지는 미지수이긴 하지만요.

‘손님’이 줄어들고 있는 수치가 분명한데도 대형항공사까지 나서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수익개선이 시급하기 때문입니다. 항공사들은 어느 정도의 탑승률이 돼야 수익이 나는지는 영업상 비밀이라 공개하지 않지만, 비행기를 세워놓는 것보다는 이득이라는 점에서 꾸준히 상품을 내놓고 있는 것이죠. 수익 창출 이외에도 조종사들의 경우 일정 기간 내 이착륙 이력이 있어야 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 점도 고려됐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절박함’이 아닐까요. 복수의 항공업계 관계자에게 수익이 크지 않은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묻자 하나같이 돌아온 대답에는 코로나19 이후 침체기를 겪고 있는 항공업계의 위기의식과 깊은 고민을 반영합니다. “가만히 있느니 무엇이라도 해 봐야 하지 않겠냐”라고요.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