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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인희 배정희 우성민 기자 = 아시아투데이는 올해 4월 7일로 예정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시민들의 올바른 선택을 돕기 위해 출마 예정자 릴레이 초청 대담을 마련했다. 대담은 선상신 사장이 진행하며 대담 전문과 영상은 아시아투데이 홈페이지(www.asiatoday.co.kr)와 유튜브 채널 ‘아시아투데이’에서 볼 수 있다.
민선 4·5기 서울시장을 역임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0년만의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공교롭게도 10년 전 보궐선거는 오 전 시장이 시장직을 내려놓음으로써 치러졌다. 하지만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의사를 밝힌 여러 주자들 가운데 오 전 시장은 유일한 서울시장직 경험자로 서울시의 행정체계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17일 진행된 선상신 아시아투데이 사장과의 대담에서 오 전 시장은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는 취임하더라도 제대로 역할을 하는 데 1년이 걸리는 자리”라며 “경험해봤고 유능한 행정역량을 가진 내가 시장이 돼서 서울시를 최단 시간 내에 정상화시키고 독주하는 정권을 견제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오 전 시장과의 일문일답
-아시아투데이 구독자들에게 인사말씀을 부탁드린다
“구독자 여러분 반갑다. 이번 4월 7일까지 50일이 채 남지 않았다. 그 날은 정권심판의 날이다. 어떤 여론조사를 보니 국민의 61.6%가 이번 선거는 ‘무능한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는 날’이라고 답변한 것을 본 적있다. 사실 가수 나훈아가 말했던 것처럼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나라를 지킨것은 왕이 아니다. 노론소론도 아니다. 의병들이었다. 그런 의병의 심정으로 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을 야권에서 선출해주시면 독주하고 있는 문재인정부를 견제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오세훈의 행정역량을 믿고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
“사실 서울시장을 이미 두 번 했던 사람이 다시 서울시장 선거에 나온다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작년 12월 이후 야권에서 서울시장 자리를 되찾아와야한다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당과 일반 시민 사이 의견이 엇갈렸다. 시민들은 안철수 후보로 가야 한다는 의견도 꽤 있었는데 당내에서는 아무래도 우리 국민의힘에서 후보를 내서 서울시장 자리를 찾아와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안철수 후보는 민주당에서 정치에 입문했음에도 지금까지 뚜렷하게 본인의 정치방향을 전환하는 이유를 얘기한 적이 없다. 경쟁력 있는 후보가 우리 당에서 나와야한다. 보궐선거인데 연습하고 밑그림 그릴 시간도 없다. 보궐선거는 4월 7일 선거일 바로 다음날부터 (시정운영사항에 대한)결재를 해야한다. 제가 (서울시장을) 해봐서 시정운영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잘 알고 있는데 사실 1년 정도는 지나야 파악이 된다. 서울시의 일상과 시민들 생활을 보듬는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이번만큼은 경험있는 사람이 빨리 자리를 잡아야한다. 지금 시정 운영에 여러 난맥상이 보이는데, 지난달 폭설 때 대응이 안되고 시민들이 고생했던 것도 선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선장이) 조타실에서 장악해야 시민들 입장에서 불편함을 덜어줄 수 있다. 그런 여러가지 판단이 작용했다.”
-당내 경선 절차가 어제(16일) 1차 맞수 토론으로 막이 올랐다. 어제 토론을 해 보신 소감은 어떤지
“심경이 복잡하다. 내가 시장일 때 여성가족정책관으로 뽑은 조은희 후보와 했기 때문에 사실 서로를 잘 안다. 같이 일해봐서 공감대도 있다. (토론회 대진을) 추첨하다보니 그렇게 맞수 토론하게 됐다. 결심을 하기를 (상대 후보를) 억지 칭찬을 한게 아니라 시민들 다 공감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칭찬하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나는 그 분이 자랑스럽다. 그분도 후보인데 널리 알리고 싶은 것이 있을 거다. 일 잘하면 남들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건 당연하지 않나. 그렇게 (칭찬)할 것은 하고 서로 따져 물을 것은 물으려고 노력했다.
그 분 뿐만 아니라 오신환 후보와도 정치에 입문할 때 ‘오브라더스’라고해서 선대위원장을 맡아 진출하도록 도운 인연이 있다. 나경원 후보와도 인간적으로는 나쁘지 않다. 비슷한 시기에 정치를 해서 실제 고비마다 협조관계가 형성된 적도 많다. 후보끼리 경쟁하는 상황이라 칭찬만 할 수 없다보니 가끔 날 세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걸 언론에서는 신경전한다는 식으로 많이 쓰더라. 실제 지난주 미디어데이에서 후보 기호 추첨하는날 처음부터 끝까지 봤으면 긴장감은 덜하고 화기애애하다는 인상을 받으셨을 거다. 그런데 그날 화기애애하다고 표현하는 기사는 못봤다. 전부 긴장감만 얘기하더라.
우리 당에서 출마선언한 예비후보 넷이 원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신환 후보는 젊은 패기, 조은희 후보는 탁월한 행정력, 나경원 후보는 국정 다루던 솜씨와 리더십이 있다. 굳이 내 장점을 꼽자면 서울 시정을 다뤄본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장점들이 경선이 끝나면 원팀을 이루고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서 본선에 임해야 비로소 국민이 원하는 서울시 탈환을 비롯한 정권교체가 가능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멋지고 아름다운 경선을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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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아투 대담에서 야권후보 단일화의 회의적인 전망에 대해 “정치적 결단에 의한 단일화든 아니면 여론조사 경선에 의한 단일화든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저는 무슨일이 있어도 단일화를 성사시키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고 있다는 것 만큼은 약속드린다”고 말했다./정재훈 기자 hoon79@ |
“(선거는) 시간이 흐를수록 세가 결집하고 감정이 올라가기 때문에 후보들은 단일화 합의를 실행할 수 있지만 지지층은 이동하는데 시간이 걸리게 된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라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 마음이 생기고 나면 그 후보가 단일화에서 패했을 때 다른 후보에게는 쉽게 마음이 가지 않고 더구나 보궐선거이기 때무에 본선 투표를 포기해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 제가 출마선언할 때 안철수 후보에게 열흘간 기다릴테니까 우리 당(국민의힘)으로 들어오시라 했다. 그렇게 되면 단일화 협상으로 기운뺄 일이 없고 혹시나 (단일화가) 결렬되면 국민들의 좌절과 걱정이 얼마나 크겠는가. 그래서 내가 정치적인 손실을 보더라도 열흘동안 기다릴테니까 들어오면 잘 해결된다고 했던 것이다. 안철수 후보 입장에선 입당하면 지지세력이 안따라온다고 걱정했지만 막판에 단일화가 되는 것 보다는 훨씬 더 지지세 결집에 화학적 결합이 가능한게 초기 단일화다.
그래서 정치적 문법에는 맞지 않을 수 있지만 내가 비난을 감수하고 그런 입장을 표명했던건데 어쨋든 이젠 다 지나간 일이다. 안철수 후보는 우리 당에 안들어오셨고 우리 당 후보가 결정된 후에 어떤 형태로든, 정치적 결단에 의한 단일화든 아니면 여론조사 경선에 의한 단일화든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막판 단일화가 안될 가능성도 있지만 나 오세훈은 무슨일이 있어도 단일화를 성사시키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고 있다는 것 만큼은 약속드린다.”
-코로나 문제와 관련해 서울시가 제대로 대응해 왔다고 평가하는지. 시장에 취임하면 가장 먼저 하실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은 코로나 발생 초기라면 영업을 일률적으로 금지하거나 영업시간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데 있어서 국민으로부터 동의를 받고 했다면 별 저항이 없었을 것이다. 비상사태이지 않았나. 그런데 지금은 1년이 지났다. 1년이 지났으면 행정이 정교해져야 한다. 예를 들어 PC방에 가면 업주들이 피눈물을 흘린다. PC방은 오후 늦은 시간부터 심야에 가는 업종인데 밤 9시로 영업시간을 제한하면 오후 5~6시만 되어도 손님이 안들어온다. 영업이 반토막 이하가 됐다. 당구장, 식당, 커피숍 수십 수백개의 업태에 따라 영업 업태가 다르다. 대한민국 행정수준정도 되면 국제적으로 수준이 높은 편이다. 업종별로 각종 협회가 있지 않나. PC방 협회, 당구장 협회, 요식업협회 등. 이들을 모아서 며칠간만이라도 머리를 맞대고 어떤 업종은 몇시부터 몇시까지 잘된다는 고려와 논의를 바탕으로 매뉴얼을 만들었다면 사회적 거리두기도 훨씬 효율적으로 됐을 것이다. 수요 분산이 되니까. 또 자영업자들 매출감소도 최대한 낮출 수 있었을거다.
지난번 메르스 사태때 만든 매뉴얼이 이번 코로나 시국에 많은 도움이 됐다. 그런데 앞으로 이런 전염병 사태가 또 오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이런 매뉴얼이 남아있어야 다음에 당황하지 않고 선진행정을 펼칠 수 있다. 제가 이런 것을 정세균 국무총리께 제안했더니 돌아오는 반응이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하더라. 듣고서 참 그분 인품에 어울리지 않고 굉장히 예민한 반응을 보이셔서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장이 한두번만 자영업자들 만나는 모양새가 되어도 공무원들은 다 따라 온다. 광역 지방자치단체가 해야한다. 이건 구청별로는 못한다. 서울시가 해야 한다. 그런데 조타수가 없는 상황이고 권한대행이 무엇을 하겠는가. 그런 이유 때문이라도 정부 내에서도 반론을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이 있어서 의견이 융합되면 보다 바람직한 정책방향이 형성되는데 아시다시피 전부 운동권 출신으로만 구성돼 그 안에서 새로운 아이디어 도출이나 격렬한 토론이 어렵다. 그러면 야당과 토론이라도 해야하는데 하지 않는다. 정부의 코로나 대처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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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첫날부터 능숙하게 481초이스’. 4월 7일은 선거일. 8일 아침부터 일하겠다는 뜻이다. 연습하고 준비하고 업무파악에 낭비할 시간이 없다. 가끔 우스갯소리로 말하는데 민선 4기 당시 서울시장 되고 나서 1주일간을 티타임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취임 1주년 되던 날 당시 행정1부시장이 나에게 ‘심한 농담인데 해도 되겠나’ 물어보더라. 무슨 재밌는 농담을 하려는지 봤는데 ‘시장님. 오늘부터 시장님입니다’ 하더라. 그게 너무 충격이었다. 내가 시장으로 당선됐고 취임했으니 행정부시장으로서 모시고 일했지만 그분 마음 속으로는 ‘이 양반이 이걸 알까. 여름에 이런 일이 생긴다는 걸 알까’ 이런 생각으로 그분은 1년간이 조마조마했던 것이다. 사실은 1년 임기 시장이란게 묘한 것이다. 그것도 임기 말이다. 일단 공무원들에게 영이 서지 않을 것이다.
거기다가 (초보 시장은) 일의 실무는 잘 모를 것이다. 결재가 하나 들어와도 처음부터 다 설명해야하고 다 물어봐야 한다. 그래야 이해한다. 척하면 알아야 척척 돌아가는 법이다. 집에서 밥을 짓는 것도 몇 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알게 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첫 날부터 일할 수 있는 시장이 절실한 것이다.
거기다 야권 입장에서 보면 유능함을 보여드려야 국민들이 안심하고 정권교체에 동의하게 된다. 사실이 그렇지 않나. 우파가 집권했을 때 경제가 성장하고 국민불편을 덜어 드렸던 기억을 많은 국민들이 갖고 계신데 사실 우파가 국민신뢰를 놓쳐서 정권을 잃은 것이다. 파벌싸움도 있었고 실책 분명히 있다.
국민 여러분들은 지금 문재인정부에서 많은 불편과 고통을 겪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경제가 어려운 것도 있지만 주52시간, 급격한 최저임금인상 같은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더 어려워 진 것도 있다. 최저임금을 올려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런데 일할 줄 아는사람은 그렇게 올리지 않는다. 그런 모습을 보며 유능한 사람이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실 것이다. 내가 나서서 문제해결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정권교체에도 좋은 분위기가 마련될 것이라 본다.”
-오 전 시장 재임시절과 박원순 전 시장 시절을 비교해 볼 때 박 전 시장 재임 기간 가장 문제가 심각했다고 보는 사항은 무엇인가
“서로 철학이 다르고 시정 운영 기조가 달랐기 때문에 그런 비교는 의미가 없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오늘 마침 제가 서울경제전략을 발표하고 왔는데 그 자료에 서울 성적표가 들어있다. 국제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도시 경쟁력 순위를 발표한다. 교통·비지니스 인프라, 기술력, 문화예술 감수성, 느껴지는 시설물 등 가중치를 평균 내서 순위를 내는데 그 중 글로벌시티 인덱스가 발표하는 도시 경쟁력 지수가 있다.
2010년에 우리 서울시가 10위였다. 제가 2012년까지 근무했는데 2020년 17위로 추락했다. 이외에도 평가기관이 많은데 다 비슷하다. 지난 10년동안 도시경쟁력이 많이 떨어졌다. 이유는 투자를 하지 않아서다. 차타고 다니면서 보면 마음이 덜컥덜컥한다. 도시는 끊임없이 투자하지 않으면 계속 낡아간다. 도로는 끊임없이 재손질하지 않으면 움푹 파이고 덜컥덜컥한다. 인프라투자가 거의 없었다. 월드컵대교는 거의 10년째 공사중이다. 취임하면서 토목하지 않겠다는 철학이 반영된거다. 그렇다고 공사를 안하는게 환경보존과도 상관없다. 좌파생태계 먹여살리느라, 시민단체에 돈 푸느라, 자기편 먹여살리느라 그런거다.
또 글로벌파이낸셜 센터지수가 있는데 2012년 11위에서 2020년 25위로 14계단이나 순위가 추락했다. 내가 시장일 때 세계적인 금융도시 만들겠다고 했고 홍콩·상하이와 경쟁했다. 지금 홍콩·상하이와 경쟁하고 있나. 서울 금융도시 얘기가 사라졌다. 부산이 오히려 금융도시로 만들어가고 있다. 전세계에서 금융기관, 기업체 몰려오는게 도시 경쟁력이다. 대도시 시장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전 세계로 뛴다. 인프라 구성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외국기업이 들어올때 외국인학교 지원하는 거다. 민주당은 왜 외국인학교까지 지원하냐고 한다. 언뜻 그 말이 맞는거 같지만 외국인학교 들어오는 게 외국기업 들어오게 하는 지름길이다. 전세계 어느나라 국민도 자식 교육이 최우선순위다. 이렇게 철학이 달라 금융지수, 도시지수, 삶의 질 지수 다 떨어졌다.”
-오늘날 부동산 대란에서 박원순 전 시장의 책임이 가볍지는 않을 것 같다. 박 전 시장은 재개발 재건축에 매우 부정적이었고 이는 여당에서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여당의 후보들은 공공개발을 강조하고 있고 야권 후보들은 재개발, 재건축의 활성화를 얘기하고 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나갈 계획인가
“정말 중요한 질문이다. 이 정도의 철학기조가 아직도 안바뀌고 있다. 2월 초에 공급대책이라고 내놨는데 핵심은 ‘민간주도 재개발 재건축 하는분 잘들으세요. 계속해서 고집부리고 민간주도로 하면 초과이익 환수하고 안전진단 강화해서 못하게 하겠다. 그러니 민간 재건축 포기하고 공공주도 트랩으로, 공공 재건축·재개발로 방법을 옮기세요. 그렇게하면 초과이익 환수안하고 빨리 진행되도록 기간을 단축해드리겠다’ 이게 요지다.”
-민간개발을 공공개발로 바꾸는게 핵심이란 말인가
“그렇다. 그게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취임하고 내놓은 1호 정책이다. 주택조합원 입장이면 판단해야할 것 아닌가. 빨리 해준다니까 좋아할 수도 있다. 만약 이런 방안을 임기 초에 공급대책 내놓으라고 할 때 내놨으면 이분들은 굉장히 갈등할 것이다. 근데 이 정부 임기가 이제 1년밖에 안남았다. 더군다나 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신뢰를 상실했다. 부동산 정책을 전부 뒤집어놨다. 첨에는 다주택자 임대사업 등록하면 각종 혜택을 준다고 해서 등록시켜놨는데 얼마 전에는 이분들에게 철퇴를 내려서 피눈물 흘리게 했다. 정부는 신뢰가 생명이다. 재개발 재건축하는분들이 부동산 도사다. 평생 집 한 채 가지고 일생을 살아야하는데 얼마나 신중하겠나. 그분들이 정부가 던진 사탕발림을 믿겠나. ‘당의정’이라고 하는데 겉은 달지만 안에는 뭐가 들었는 지 모른다. 공공 재개발 하면 5년 안에 완성해 주겠단 얘기를 믿겟나. 5년 안에 완성하려면 당장 착공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수치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제가 보니 안철수 후보가 어떻게 계산했는지 몰라도 5년 동안 74만호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그걸 보고 어이가 없었다. 해방되고 나서 한국전쟁 이후 폐허 상태에서 380만호가 서울에 지어졌다. 게다가 이번 임기는 1년인데 5년 뒤를 내다보고 74만호 공급하겠다는 건 엉터리다. 어떤 전문가가 제안했는 지 몰라도 그 전문가 역시 엉터리다.
안철수 후보가 정치 시작한 지 10년 됐으면 이런 어이없는 아이디어를 낼 상황은 아니다. 판단력은 냉철해야 한다. 이런 공약을 내놓은 걸 지적하니 수습하려고는 한다. 여러 번 지적하니까 어디 토론회, 유튜브에서 이거 순공급 아니다라고 하더라. 부수고 짓는거 합쳐서 74만호라 하는데. 그렇더라도 불가능한 수치다.”
-시장이 정책을 신뢰해야 정책도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그렇다. 저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주로 방법론을 말한다. 그 방법론이 뭐냐면 2종일반주거지역에 7층 높이 규제라는 게 있다. 토지주들이 건물이 낡았는데 허물고 새로 짓지 않는다. 허물어도 7층 높이 규제대로 하면 경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돈을 못버는데 어떻게 허물고 새로 짓겠나.
그런데도 서울시는 용적률 250%, 7층 높이 규제, 요지부동이다. 그래서 제가 시장이 되서 바로 할 수 있는 일, 시의회 동의 없이도 바로 할 수 있는 게 뭔가, 이런 걸 서울시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서랍 속 규제’라고 한다. 법은 주거지역에 용적률 300%까지 인정했는데 서울시가 용적률을 250%로 낮추고 도시계획 한답시고 높이규제까지 해놨다.”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그걸 심의하는 게 아닌가
“그렇다. 도시계획심위원회라는데가 독일이나 유럽 같이 땅이 넓은 곳에서 집 짓고 살았던 분들, 거기 무슨 초고층 빌딩이 있겠나. 그런 나라에서 유학하고 온 분들인데 머리가 굳은 거다. 높이 규제, 용적률 제한을 한다고 쾌적한 삶이 될까. 지금은 공법도 발달하고 상하수도가 얼마나 좋은데 100년 전, 50년 전 만든 기준을 아직도 강요하나. 도시계획심의위원회 통과하는게 철옹성이다. 비슷한 생각만 하시는 분들만 모아놓았기 때문이다. 특히 박원순 시장 때 실명을 거론하기는 어려운데 모 건축가 좌장이 되어 아예 장악을 했다. 그래서 용적률 푸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
-한강변에 병풍처럼 둘러쳐진 아파트를 보고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을 천박한 도시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그것은 한강변의 높이 규제 때문에 그런건가
“그분이 어떤 면을 보고 천박하다고 얘기한 건지 그 속은 모르겠다. 그런데 사실은 국제적인 조류, 글로벌 트렌드를 봐야한다. 용적률, 높이 규제를 풀면 건물이 슬림해진다. 그렇게 되면 뚱뚱한 건물 10개 짓는 것 보다 슬림한 건물 5개를 지었을때 풍경축이라고 하는데, 바람길도 내고 그 사이로 경치도 보인다. 오히려 더 쾌적한 생활환경이 생기는 거다. 이것이 건축공법이 발달하면서 바뀐 도시공학이다. 그리고 도시운영기조이기도 하다.
(이해찬 전 대표가) 그 지역 아파트를 보고 그런 평가를 해서 해당 지역 주민들께는 죄송하지만, 잠실 재건축을 보면 강변북로에서 바라봤을 때 빽빽하다. 경치가 보이지 않는다. 성냥갑 형식으로 답답한 모습을 하고 있다. 반면에 그 건너편을 보시라. 성수동에 이제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성수전략정비구역 1·2·3·4지구 다 멈춰졌다. 35층 규제 때문에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서 다 멈췄다. 그런데 갤러리아 포레 등은 45~47층한다. 형평성에 맞지도 않고, 이게 올바른 규제냐. 거기에 50층 이하로만 올려도 사업이 되고 주택공급이 된다. 그게 만들어지면 건너편 잠실과 비교해 상상해보시라. 어느 그림이 서울시가 보기에도 더 멋있겠나. 도시계획심의위원들이 철벽방어하고 있는 것이 과연 시민들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나.”
-서울시장이 되면 도시계획심의위원회 규제부터 완화하겠다는건가
“시장만 마음먹으면 시의회 동의 없이, 법도 바꿀 필요 없이 바로 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후보들이 아직 애기를 안 하고 있는 게 있는데 서울시내에는 재건축 연한이 지난 아파트가 차고 넘친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비롯해 목동·잠실·압구정·강북 등 서울시내에 많다. 서울시가 다 틀어막고 있다. 지구단위 계획한다는 명분하에 ‘우리 계획이 아직 안 세워졌으니 인허가절차 아예 넣지도 마세요’라는 태도다. 이익을 취하지 않겠다는 형태의 계획을 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부동산 가격을 자극할까봐 그런거다. 그런데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안 담그면 장을 못 먹는다. 규제를 풀면 일시적으로는 들썩이는데, 그건 감수해야한다. 그러나 계속 공급된다는 시그널이 시장에 가게 되면 그때부터 주택 매수자들은 계산을 한다. 지금 샀다가 손해 볼 수 있다는 판단이 드는 순간 가격이 더 이상 안 오른다.”
-그게 시장의 원리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 바로 보셨다. 그런 판단력이 문재인 정부에 결여돼 있다. 이 분들은 조금 오르는 걸 피하려다가 폭등만 시켜 놨다. 주택가격이 두 배 넘게 올랐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 6억에서 9억이 됐다. 이런 바탕에는 판단력의 부족과 고집스러움이 있었다.”
-오 전 시장의 뉴타운 정책에 대한 비판도 있다
“민주당과 변창흠 장관이 세워놓은 논리다. 당시 뉴타운 재개발 재건축하는 모습 보면서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을 포함한 이분들이 그 동네 살던 사람들은 다 쫓겨난다고 했는데 거짓말이다. 그 동네 세입자들이 나갈 수는 있지만, 용적률을 높여서 초과되는 물량의 절반 이상이 공공으로 회수돼 임대주택으로 쓰게 되는 것이다. 어려운 세입자들을 다 내쫓는 게 아니었는데, 논리를 그렇게 세운 거다. 듣기에는 그럴듯하니 명분을 찾은 거다.”
-우상호 후보는 그 지역에 공급되는 물량이 많지 않았다는 얘기를 하더라
“재개발을 하게 되면 반지하나 다가구주택도 있어서 가구 수는 늘지 않는다. 거의 1대1 내지는 공급이 15~17% 늘어난다고 전문가는 분석한다. 그런데 재건축을 하면 양상이 달라진다. 저층에서 고층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어떨 때는 2~3배가 공급된다. 저는 숫자만으로 접근하는 건 잘못된 거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도시는 늘 새로운 주택을 필요로 한다. 돈을 번 사람은 경제적으로 안정됐기 때문에 더 좋은집, 넓은 평수 들어가고 싶어 하고, 그 자리를 조금 더 경제형편이 나아진 분이 들어가고, 이래야 주택 선순환 과정이 이뤄져서 가격폭등이 일어나지 않는다. 더군다나 서울에는 1, 2인가구 늘어나고 있다. 거기에 맞는 공급이 또 필요하다. 그래서 꾸준히 공급을 해야하는 거다.”
-뉴타운이 성공적이지 않았다는 얘기를 하려고 그렇게 말한 것 같다
“억지논리인거다. 저희들이 세웠던 뉴타운 재개발 재건축 700개 정도 지구가 있었는데 박원순 시장이 393개를 해제했다. 그 바람에 이번 주택대참사가 이뤄진 거다. 정부는 돕지 않아도 된다. 그냥 물 흐르듯이 민간에서 하도록 내버려만 뒀어도 주택가격이 이렇게 오를 이유가 없다.”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는 고건 전 시장 때 시작해서 오 전 시장 때 본격화됐다고 보는데, 아직 미완성인 것 같다. 어떤 구상을 갖고 있나
“이번 서울시 공약을 마련하면서 다시 현장에도 가보고 현장 목소리도 듣고 스터디를 해보니 계획했던 것 중에 서부권엔 산업 단지가 없다. 동부권은 베드타운화 돼 있고 거기에도 산업집적지가 있어야하는데 창동차량기지가 마지막 하나 남은 대지다. 서남권은 또 산업단지가 많은데 주택이 열악하다. 이렇듯 동서남북 특징이 다 있다. 서북권은 홍대앞과 어우려져서 문화예술적 감수성을 느낄 수가 있는데, 요새는 그게 산업화가 된다. 저는 ‘테크아트’라는 표현을 쓰는데 최첨단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이 만나면 거기서 융합이 일어난다. 폭발적인 산업적 에너지가 일어나서 거기서 매력적인 도시공간이 되고, 사람이 몰리고, 산업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도시전문가들의 얘기다. 서북지역 중심지가 홍대부터 상암DMC인데 지금 그 목표를 달성하는데 실패했다. 제가 시장일때 133층 초고층빌딩도 계획했었는데 불경기 때문인지 박원순 시장의 소극성 때문인지 무산됐다. 또 그곳엔 초등학교에 비해 고등학교가 부족해서 교육대란이 있다. 학교용지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교통도 열악하다. 이런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해결할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새롭게 보충할 게 많다고 생각한다.”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들은 반대하고 있고,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체재로 진행 중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시장이 되도 다른 판단을 하기 힘들거 같은데
“이번 보궐선거 전에 공사가 끝날 거다.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데 이건 잘못 된 거다. 저는 그 뒤에 승 모 건축가가 있다고 짐작한다. 박원순 시정에 총괄 건축가로 활동했고, 문 정부 출범 후 국가건축가로 총괄해서 건축정책을 이관하고 시행하는 자리로 옮겼는데, 그분이 처음 광화문 광장을 만들 때 지금 고치고 있는 형태를 제안했는데 채택이 안됐다. 지금 광장이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다. 당시에도 여러 아이디어가 있었는데, 광장을 양쪽에 만드는 안, 가운데 만드는 안, 세종회관 쪽 편측으로 만드는 안 3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런데 승 모 건축가가 세종문화회관 앞에 만들자는 주장을 꽤 고집스럽게 했었다. 그런데 누가 봐도 균형이 맞지 않다. 그래서 서울시민 여론조사를 했더니 압도적으로 중앙이 채택됐다. 그런데 그분이 실권을 잡으니까 박원순 시장이 살아 계실 때는 임기 초기니까 차마 손을 못 대다가 정권 말 중앙정부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니까 그 안을 밀어붙인 거다. 찬성하는 시민도 없고 모든 시민단체, 언론이 반대하는데도 대통령 가까이 가면 힘이 생기는 모양이다.”
-세종시로 국회를 옮긴다고 여당이 발표하면서, 여당 후보들이 대안을 제시했다. 박영선 후보는 국회를 문화공간으로, 우상호 후보는 금융메카로 만들겠다고 했고, 야당에서는 옮기는 것 자체를 반대했다. 오 후보는 어떤가
“지금 공간이 없어서 금융메카가 안되는 게 아니다. 엉뚱한 발상이다. 지금 여의도에 공실률이 얼마나 높은가. 금융기관이 들어갈 장소가 없어서 금융메카가 안되는 게 아니다. 금융메카 간판을 달면 그게 금융메카가 되나. 이건 철저히 소프트웨어 문제다. 콘텐츠가 문제지 하드웨어 문제가 아니다. 박영선 후보도 국회의사당을 옮기면 1인가구 주택을 넣겠다고 했던 것 같은데, (박영선 후보가 아투 대담에 왔을 때는 국회의사당은 콘서트홀 같은 문화공간으로 하고, 의원회관은 주거형태로 한다고 대안으로 제시했었다.) 호텔도 주거로 바꾸겠다는 사람들인데 무슨 발상이든 못하겠나.
-세종시로 옮기는 것 자체를 반대하다는 건가, 아니면 찬성하는데 다른 대안을 갖고 있는건가
“저는 국회가 옮기는 건 서울경제에 크게 영향이 없다고 생각한다. 서울시가 맏형 노릇을 해야 하는데 지방은 이른바 지방소멸 위기에 처해있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10~20년 선행해서 실증사례로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지방 도시들은 인구감소로 힘들다. 우리도 시, 군, 구 단위가 전부 급격히 줄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지방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무언가 한다면 저는 기꺼이 뭐든 협조할 생각이 있다. 그런데 그것이 꼭 국회를 옮기는 것이어야 하는가하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저는 유연하게 생각하겠다. 국회가 세종시로 가든, 다른 충청권이나 호남, 영남 어디로 가든 국회에서 하면 따를 수밖에 없다. 다만 제가 시장이 되면 서울시민 의견을 묻고 결정한다는 원칙은 갖고 가겠다. 그리고 옮겨가더라도 그 공간은 역사적 공간으로 남겨놓는 게 서울 방문하는 분들에게 서울의 역사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난데없이 콘서트홀 혹은 1인 가구 주거공간으로 만든다는 건 지금 부동산 가격상승 시류에 편승해서 그럴듯한 아이디어를 내는 걸로 보인다. 실제로 사무공간을 주거로 바꾸면 생활이 되겠나. 새로 짓는 것 이상의 돈이 들어갈테고 이 부분은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 시류에 편승한 공약은 더 이상 서울시민들을 슬프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서울시장이 되면 어떤 서울을 만들겠나
서울시는 다시 뛰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심장이 되기 위해서라도 다시 뛰어야한다. 그런데 지난 10여년간 경제성장률을 보면 서울은 2.3%, 국가 성장률은 2.8% 성장했다. 즉 서울이 대한민국 경제성장률 깎아먹고 있다. 대한민국을 다시 뛰게 해야 한다. 서울을 글로벌 경제문화도시로 만들어야한다. 그러기 위해 저 오세훈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다만 올해 1년 동안은 더 중요한 일이 있다. 그 밑그림 그리면서 코로나 직격탄 맞은 중소자영업자들, 코로나 취약계층들, 그리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을 보듬는 일이 밑그림 그리는 것 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대담에서 몇 가지 제 구상을 밝혔는데 서울시를 다시 살만한 곳으로, 경제적으로 고통 받지 않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 제가 가진 노하우와 경륜을를 최대한 쏟아 붓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 많이 도와주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