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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폭언 당해도 말할 곳 없다…요양보호사들의 호소

폭력·폭언 당해도 말할 곳 없다…요양보호사들의 호소

기사승인 2021. 02. 2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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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 위험수당 지급 촉구하는 참석자들
전국요양서비스노조 관계자들이 지난 22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요양보호사 위험수당 지급 및 필수노동자 근본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연합
“이 일 하면서 (어르신한테) 안 맞아본 사람 없을 거예요. 맞거나, 할퀴거나. 남자분들은 성추행도 하고….”

23일 서울 강서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만난 요양보호사 최모씨(54)가 상처를 보여주며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그는 처음 일을 시작한 5년 전 폭행 건에 대해 회사에 말을 꺼내 봤지만, 회사 측에서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답을 들은 후로는 체념 상태라고 했다. 최씨는 “요양보호사들이 당하는 폭행 실태를 조사해서 보호 프로그램이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대법원은 요양보호사들의 ‘무급 대기시간’을 근로 시간으로 인정한다는 판결을 내놨지만, 이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2019년 발표한 ‘장기요양 실태조사’에 따르면 요양보호사 중 수급자나 가족으로부터 ‘언어적 폭력’을 당한 비율은 25.2%, ‘신체적 폭력이나 위협’을 경험한 사람은 16.0%, ‘성희롱·성폭력’은 9.1%로 이들에 대한 보호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피해를 호소할 곳은 마땅치 않다. 최씨는 “폭력이나 성추행을 당해도 어디에 말할 수가 없다. 몇 년 전에 아는 요양사분이 회사에 말했다가 오히려 노인학대범으로 몰린 적이 있다”며 “말한다고 하더라도 어르신이 신체가 불편해서 실수로 만졌다거나 신경 장애가 있어서 폭언이 튀어나온 거라며 우리 탓으로 돌린다”고 호소했다.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은 무급 대기시간을 비롯해 쪼개기 계약, 폭행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지난달부터 매주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요양보호사를 관리하는) 기관들은 요양보호사에게 노인학대를 이유로 징계 주는 일은 많지만 정작 이들의 권리에 대해선 중요치 않게 생각한다”며 “기관에서 매뉴얼을 마련하고 충분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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