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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종교적 신념’ 예비군훈련 거부…대법 “정당한 사유 해당” 첫 무죄 (종합)

‘비종교적 신념’ 예비군훈련 거부…대법 “정당한 사유 해당” 첫 무죄 (종합)

기사승인 2021. 02. 2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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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종교적 신념 아닌 경우라도 양심에 따른 훈련 거부라면 '정당한 사유''
하급심 재판 과정서 '진정한 양심' 따라 예비군훈련 거부 인정
대법원
종교적 신념이 아닌 윤리적·도덕적·철학적 신념 등‘을 이유로 예비군훈련과 병력동원훈련을 거부한 것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법원이 종교적 신념이 아닌 이유로 예비군훈련과 병력동원훈련을 거부한 사안에서 진정한 양심에 따라 예비군훈련과 병력동원훈련을 거부한 것으로 판단해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원 1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25일 예비군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종교적 신념이 아닌 윤리적·도덕적·철학적 신념 등에 의한 경우라도 그것이 진정한 양심에 따른 예비군훈련과 병력동원훈련 거부에 해당한다면 예비군법 등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13년 2월 전역한 뒤 예비역에 편입됐으나 2016년 3월~2018년 4월 16차례에 걸쳐 예비군훈련, 병력 동원훈련에 참석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폭력적인 아버지와 그로 인해 많은 고통을 겪는 어머니 슬하에서 성장해 어려서부터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됐고, 미군이 헬기에서 기관총을 난사해 민간인을 학살하는 동영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후 여러 매체를 통해 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를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잘못이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것이고 그것은 전쟁이라는 수단을 통해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신념을 가지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에서는 종교적 신념이 아닌 윤리적·도덕적·철학적 신념 등을 이유로 예비군훈련과 병력동원훈련을 거부하는 것이 예비군법 15조 9항 1호와 병역법 90조 1항 1호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1·2심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한 대법원 판례에 비춰 ’양심을 이유로 예비군훈련과 병력동원훈련을 거부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판단, A씨가 진정한 양심에 따라 예비군훈련과 병역동원훈련을 거부했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대법원 1·3부(주심 박정화·민유숙 대법관)는 이날 비폭력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다른 B씨와 C씨에 대해서는 신념이 진실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각각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B씨가 병역 거부 소견서에 “5·18 광주민주항쟁 당시 시민들이 총을 든 것은 합당한 저항권의 발동”이라고 진술한 점을 지적했다.

C씨에 대해서는 “군대 내 인권 침해, 군 복무에 따른 경력 단절, 권위주의 문화 등에 대한 반감만 있고 군사훈련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다”며 정당한 병역 거부 사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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