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설비 생산기지 건설, 亞 공급
2차전지·바이오 이어 신사업 가속
ESG경영 추세속 경쟁력 강화 분주
|
최 회장은 그룹의 신성장동력 발굴에 아낌없이 투자해 왔다. 2012년 최 회장이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인수했던 하이닉스는 현재 그룹의 맏형 격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전기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2차전지는 공장 증설 등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바이오사업도 꾸준한 지원 덕분에 신약 개발이라는 성과를 냈다. 수소사업에는 이제 막 진출한 만큼 공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SK는 플러그파워의 투자 절차를 완료하고 아시아 수소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25일 발표했다. SK(주)와 SK E&S는 올 초 플러그파워에 총 1조8500억원을 투자해 지분 약 10%를 확보, 최대주주에 올랐다. SK와 플러그파워는 연내 아시아에 합작법인을 설립할 방침이다.
SK와 플러그파워가 설립하는 아시아JV는 2023년까지 연료전지, 수전해 설비 등 수소 사업 핵심 설비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생산기지를 국내에 건설하고, 여기서 생산되는 설비의 공급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춰 국내 및 아시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국영 전력회사와 함께 청정 수소 생산 및 연료전지 발전 분야 협력을 추진하는 한편, 상용차 제조기업과도 협력 관계를 구축해 차량용 연료전지를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플러그파워 투자로 수소사업이 SK의 신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 세계적으로 ESG 경영이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 SK도 수소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는 최 회장이 강조했던 ‘파이낸셜 스토리’와도 연결된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각 사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신뢰와 공감을 얻어야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과거 에너지·화학, 통신 사업 등을 주력으로 했던 SK는 현재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수소 사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반도체 사업을 대표하는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31조9004억원을 기록, 그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 가격 상승 등 업황 개선 기대감에 주가도 상승세다. 연초(12만6000원)보다 12% 오른 14만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 사업을 키우기 위해 2016년 OCI머티리얼즈(SK머티리얼즈), LG실트론(SK실트론) 등을 인수했고, 최근에는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2차전지와 바이오 사업은 아직 영업적자를 기록하고는 있지만, 향후 SK의 든든한 캐시카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차전지 사업을 영위하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부문의 매출액은 1조6102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공장 증설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이 같은 기대감에 SK이노베이션의 주가도 상승세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연초(23만1000원) 대비 17% 오른 27만원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은 자체 신약인 세노바메이트를 개발했고, 지난해부터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바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257억원을 기록했으며, 향후 매출 상승이 기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바이오팜의 경우 전날 SK(주)가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 연초(15만4500원)보다 18% 하락한 12만6000원을 기록했다.
SK 관계자는 “SK가 보유한 국내외 에너지 인프라 및 사업역량, 글로벌 네트워크와 플러그파워의 수소 사업 포트폴리오, 기술력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글로벌 수소 시장에서 경쟁력을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