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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LG엔솔 대표, IPO 흥행성공할까…“고민 깊어”

김종현 LG엔솔 대표, IPO 흥행성공할까…“고민 깊어”

기사승인 2021. 02.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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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화재로 기업 이미지 타격
리콜비 분담·주가하락 부담 가중
"신뢰회복 위한 해결책 마련 절실"
LG에너지솔루션 CEO 김종현 사장 사진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LG에너지솔루션이 브랜드 이미지 악화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 24일 국토교통부가 현대차 코나EV 화재 원인에 대한 명확한 결론은 내리지 않았지만 배터리 셀 결함 문제에 무게를 둬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리콜 비용은 차치하더라도 안전성이 뒷받침돼야 하는 배터리 사업에서 화재 위험성을 완전히 털어버리지 못하면 향후 수주에도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연내 예정된 기업공개(IPO)의 흥행참패로도 이어질 우려가 있다. IPO에서 중요한 기업가치 평가에서 화재 악재는 그야말로 악조건이다. 지난해 LG화학에서 분사하면서 내걸었던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이라는 취지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분사 후 LG에너지솔루션 수장을 맡은 김종현 대표가 이번 전기차 화재사고와 관련해 사안을 빠르게, 그리고 유리하게 풀어 성공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이끌어내는 경영적 능력 수완이 필요한 시점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CATL과 세계 1위를 놓고 다투는 LG에너지솔루션이 ‘코나 화재’로 기업이미지가 추락하며 수주의 어려움에 따른 매출하락과 리콜 비용에 따른 재무악화 등 IPO 흥행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코나EV의 리콜을 단순 일회성 요인으로 보기도 하지만 100만원에 육박했던 LG화학의 주가가 지난 16일 현대차 전기버스 화재를 기점으로 현재 89만원까지 내려간 상태라 화재 악재를 털기 전엔 IPO의 흥행을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장 대규모 충당금 설정으로 기업가치 평가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화재원인에 대한 명확한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우선적으로 리콜 조치를 취하는 데는 합의했다. 수출 물량까지 포함하면 리콜 규모는 8만1701대로 비용은 1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대차와 분담금 비율을 놓고 협의 과정은 남아 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 3883억원을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재무적 부담감이 크다. 분사 전 LG화학의 재무재표에 반영됐던 판매보증 충당부채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충당부채는 5207억원에 달한다.

현대차 코나EV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현재 미국 GM사의 전기차 ‘볼트’ 화재도 남아 있다. GM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볼트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해 조사를 착수한다는 소식이 나오자 선제적으로 리콜에 나선 바 있다. GM 역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지만 그 규모만 해도 6만8677대다. GM은 리콜 조치를 전체 충전 용량의 90%로 제한하는 소프트웨어를 적용하는 것으로 하고 있지만, 현대차의 배터리 교체 리콜 조치에 따라 바뀔 수도 있는 문제다. 현지시간으로 23일 미국 내 볼트EV 소유주들이 GM을 상대로 배터리 화재로 인한 운행의 두려움에 배터리 용량 제한에 따른 주행거리 축소 등을 문제로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한 상황이라 문제는 더 커질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신뢰도 추락이다. 안전을 담보해야 하는 완성차업체들이 계속된 화재가 발생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을 꺼려할 수 있다. 당장 현대차 E-GMP 배터리 3차 발주에서 중국 CATL과 SK이노베이션이 선정됐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현대차 전기버스 ‘일렉트릭2’에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160조원 규모지만 코나 악재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으로서는 책임을 둘러싼 공방이 길어질수록 불확실성의 장기화라는 측면에서 기업가치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고객사들의 신뢰를 잃지 않으면서 유연하게 해결해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칫 코나 사태로 고객사들이 대체공급원에 나선다면 브랜드이미지 추락은 한순간이다. 분담비율을 낮추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책임이 적다는 것을 입증해 고객사의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IPO에 앞서 전기차 배터리 화재에 대한 충분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배터리 사업은 안전성이 뒷받침 돼야 하는 사업인 만큼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기업신뢰도는 물론이고 가치평가도 떨어져 IPO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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