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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첨단 D램에 4조7천억 베팅 승부수

이석희, 첨단 D램에 4조7천억 베팅 승부수

기사승인 2021. 02. 2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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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까지 EUV 장비 20여대 M16 투입
4세대 10나노 D램 하반기 양산 목표
인텔 합병 하면 낸드 부문도 세계 2위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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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올해 인텔 낸드사업 인수, 차세대 반도체 신규라인 가동 등 굵직한 변화를 주도하며 또 한 번의 도약 기반을 다진다.

취임 3년차에 접어든 이 사장은 지난해 발표한 인텔 낸드사업부문 인수를 위해 올해 말까지 합병에 필수적인 주요 국가의 규제승인을 받고 2025년까지 최종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지난 1일 준공한 차세대 D램 생산 라인 M16의 연내 양산을 위해 조단위 시설투자를 단행하는 등 첨단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보폭을 넓히고 있다.

25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간 4조7549억원을 투자해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매입하는 계약을 ASML과 체결했다. 정확한 주문 대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노광장비 가격이 한대당 2000억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20대 안팎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공정 양산 대응을 위한 EUV 장비 확보 차원”이라며 “총 5년에 걸쳐 EUV 장비를 취득할 예정이며 개별 장비의 취득시마다 분할해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UV 노광장비는 최첨단 반도체 공정에 필수다. 반도체 회로에 새기는 광원의 파장이 기존 불화아르콘(ArF) 광원에 비해 10분의 1 미만으로 짧아 회로를 더 얇고 세밀하게 그릴 수 있다. 삼성전자, TSMC, 인텔 등이 주로 도입해 초미세공정에 활용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일 준공한 M16에 설비를 투입해 4세대 10나노미터(1 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급 D램을 하반기 양산한다는 목표다. 이미 양산을 위한 준비작업이 상당부분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의 경우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호황)과 SK하이닉스의 설비투자가 맞물리며 회사가 또 한 번의 성장기를 맞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D램의 경우 최근 시장 현물가격 상승세가 본격화돼, 일부 규격의 가격이 석 달 전과 비교해 50% 넘게 뛰며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태원 SK 그룹 회장도 지난 1일 준공식 축사에서 “반도체 경기가 하락세를 그리던 2년 전 우리가 M16을 짓는다고 했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이제 반도체 업사이클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어려운 시기에 내린 과감한 결단이 더 큰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해줬다”고 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ASML이 독점생산하는 EUV 노광장비는 연간 30~40대밖에 생산이 안되기 때문에 장비 수배 자체도 치열하다”며 “SK하이닉스가 2025년까지 수조원 규모 EUV 장비를 사들이겠다고 밝힌 것은 이미 ASML로부터 장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했다는 이야기”라고 귀띔했다.

SK하이닉스가 올해 말로 계획한 인텔 낸드부문 인수를 위한 규제 승인절차를 마치면 낸드플래시 반도체 부문에서도 성장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인텔 낸드부문을 약 90억달러(약 10조24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8% 안팎으로 세계 5위 수준인데 20% 안팎인 인텔을 인수하면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오를 전망이다.

시장 역시 SK하이닉스의 올해 성장 요인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SK하이닉스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30% 이상 오른 11조5574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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