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등 제작·서비스분야 집중 투자
계열사 간 협업 통해 시너지 극대화
향후 태양광 기술력과 접목 가능성
"능력 입증땐 그룹내 입지 강화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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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7일 “우주산업 전반을 지휘할 스페이스 허브가 출범한다”고 밝혔다. 스페이스 허브는 해외 민간 우주사업의 트렌드를 모니터링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짜는 역할을 맡게 된다. 김동관 사장은 그 지휘관 역할을 담당한다. 한화 측은 “허브는 각 회사의 윗 단에 있는 조직이 아닌 현장감 넘치는 우주 부문의 종합상황실”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 스페이스 허브는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지니어들을 중심으로, 한화시스템과 ㈜한화의 우주산업 관련 전문 인력, 최근 지분투자한 우주위성기업 쎄트렉아이 측 인력이 동참할 예정이다. 한화는 스페이스 허브가 계열사 간 기술 ‘콜라보레이션(협업)’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사체·위성 등 제작 분야와 통신·지구관측 등 서비스 분야,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집중 투자하는 한편, 한화시스템의 영상탑재체 기술과 쎄트렉아이의 지구관측위성 기술을 융합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식으로 계열사 간 기술 융합을 허브에서 주도하게 된다. 해당 분야 인재도 적극적으로 영입할 계획이다.
한화 측은 “미국 스페이스X가 팔콘9 발사체 개발에 50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면서 “현재 우리의 기술로 단기간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할 수 있다고 보고,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스페이스 허브를 중심으로 제작-발사-서비스 등 우주산업 전반을 아우를 수 있도록 계열사 간 협업을 추진하고, 장기적으로는 관련 계열사의 수직계열화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는 최근 진행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컨퍼런스콜을 통해서도 “우주사업은 크게 이너스페이스와 아우터스페이스 관련 사업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앞으로는 이너스페이스뿐만 아니라 아우터스페이스 사업에서도 그룹 차원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산업을 이끌어나가고자 한다”면서 “우주산업 수직계열화를 통해 각 계열사가 저마다 역할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방침이며, 이 같은 큰 그림에서 투자 등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그룹 내 가장 유력한 후계 후보인 김 사장이 전면에 나선 것은 한화그룹이 우주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사장은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면서 “누군가는 해야 하는 게 우주 산업인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자세로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가 태양광에 이어 우주사업까지 한화그룹의 주요 사업으로 성장시킬 경우,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며 그룹 내외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한화솔루션 전략 부문을 이끄는 김 사장이 스페이스 허브의 팀장을 맡게 된 만큼, 한화솔루션과의 연계도 추진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현재 미국에서 태양광 모듈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김 사장은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기술력을 우주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최근 인수한 미국의 수소·우주용 탱크 전문기업 ‘시마론’의 기술과도 접목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